'미·중 무역분쟁 충격 한국이 세계 1위, 수출 10% 감소'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 교역국 가운데 미ㆍ중 무역분쟁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충격도 컸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전문가들은 미ㆍ중 무역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우리나라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0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센터의 '미ㆍ중 무역협상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출 감소율은 전년 대비 -9.8%로 세계 주요 교역국 중에서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영국의 수출 감소율은 -6.3%, 독일 -5.1%, 홍콩 -4.6%, 일본 -4.4%, 이탈리아 -3.6%였다.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큰 것은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26.8%로, 일본(19.5%), 독일(7.1%), 프랑스(4.2%) 보다 크게 높았다.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연구센터장은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수출 감소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ㆍ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교역물량 및 수출 감소 등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2.0%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미ㆍ중 무역협상이 길어질 수록 한국의 중장기 경제전망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연구소가 지난 3∼4일 홍콩과 싱가포르에 있는 해외금융기관 18곳의 전문가 그룹을 상대로 미중 협상 전망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융전문가들의 상당수가 무역 협상의 장기화를 예상했다.

조사에 참여한 해외 금융전문가들 중 53.6%는 한두달 안에 1단계 미ㆍ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봤지만 46.4%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 시정 등 첨예한 안건을 다루는 2단계 협상의 경우 내년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이후로 타결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응답이 68.1%에 달했다.

권 센터장은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면 미ㆍ중 양국의 비관세 영역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 마찰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며 "앞으로 미중 협상 타결 여부와 함께 구체적 협상 내용을 점검하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기회와 위기 요인을 분석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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