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시한부 판정에 타다 '엑소더스' 시작되나

타다금지법에 불안한 인력공급업체들…타다기사 수당 및 채용 축소
연일 비판 목소리 높이는 이재웅…"혁신 막는 졸속 법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불법으로 내몰리면서 타다 기사들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타다에 운전기사를 공급해주는 협력사들도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이는 등 생존의 위협에 내몰렸다. 한때는 혁신의 상징이었던 '타다 생태계'가 국회와 정부의 전방위 압박으로 붕괴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수당 축소ㆍ계약 마감…밀려나는 타다 기사들=9일 업계에 따르면 타다의 인력 공급 업체들이 하나둘 사업 규모 축소에 나섰다. 신규 기사 채용을 포기하고 기존 기사들의 수당을 줄이는 등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타다 운전기사 A씨도 최근 회사로부터 수당 삭감 통보를 받았다. 오는 16일부터 야간 새벽 근무(오후11시~익일 새벽3시) 추가 수당 2만원을 1만원으로 줄인다는 내용이다. 이달부터 시급을 1만2000원으로 올려 받는 피크타임 시급제도 사라졌다. 야간 새벽근무 일당이 기존에는 시급 1만2000원과 추가수당 2만원 등 총 6만8000원을 받았지만 5만원으로 30% 가량 줄었다. A씨는 "타다 서비스가 불법으로 내몰리면서 타다 기사들도 최악의 상황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한때는 혁신의 상징이었는데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월급제 계약직 운전기사 고용도 줄이는 추세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브이씨앤씨(VCNC)는 지난 10월 기준 총 운전기사 9000여명 중 600명을 인력업체 5곳에서 파견받아 월급제 계약직으로 채용 중이다. 타다 운전기사 B씨는 업체로부터 "앞으로 계약 갱신을 안 할테니 더 일하려면 프리랜서로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지금도 고용이 안정적이지 않은데 앞으로는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타다 생태계가 이처럼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타다 엑소더스'를 우려하고 있다. 국회가 현재의 타다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한 이탈이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렌터카와 대리기사가 결합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은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조만간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국회를 통과하면 최종 적용까지 1년6개월의 시간이 주어지지만 사실상 타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VCNC 관계자는 "(야간 수당 삭감은)프리랜서로 계약한 타다 운전기사들을 특정 시간대에 일하도록 유도하며 관리 감독한다는 외부 지적을 받아 바꾼 것"이라며 "마음에 드는 기사에게 팁을 주는 제도 등을 도입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목소리 높이는 이재웅 "'붉은 깃발' 꽂는 졸속 법안"=이런 상황에서 VCNC의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연일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타다금지법을 '졸속법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토교통부는 이용자 150만명의 편익과 드라이버 1만명, VCNC와 협력사 직원 수백명의 생계를 위협하는 '타다금지법'에 대해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여론전을 멈춰달라"며 "승차공유(카풀) 서비스는 사실상 사라지고 택시 요금만 20% 오른 카풀ㆍ택시 대타협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다금지법은 국토부의 과거 정책과도 상반된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2012년 7월 발표된 국토부의 보도자료를 게재하며 "당시 기사알선 렌터카를 국민 편의를 위해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7년 뒤에는 간신히 허용된 예외규정마저도 택시산업 보호를 위해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공항,항만 출도착시 탑승권을 확인하도록 하라고 한다"며 "150년전 영국의 붉은깃발법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타다금지법'을 1865년 자동차가 붉은 깃발을 꽂은 마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도록 한 시대착오적 법안에 빗댄 것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4차산업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