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사실상 '親黃체제' 구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읍참마속'을 내세우며 주요 당직 인사를 단행했지만 사실상 영남권 중심의 '친황(친황교안)체제'를 구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2일 사무총장과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 핵심 당직자 7명을 전격 교체했다. 박맹우 전 한국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 35명 전원이 일괄 사표를 낸지 4시간여만에 단행된 인사다.

박 전 사무총장은 일괄 사퇴의 변으로 "편안하고 느슨한 이런 형태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서 신발끈을 졸라매는 기분으로 당직을 새로 구축하실 수 있도록 (황 대표에게) 기회를 드리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애초 당직자들의 의지가 아닌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황 대표의 뜻이자 계획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황 대표가 같은날 오전 "과감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하겠다"고 밝힌지 5시간여만에 일괄 사퇴 발표가 이뤄진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문제는 '쇄신'과 동떨어진 인사라는 당안팎의 시선이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당직자의 면면을 보면 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선 박 신임 사무총장의 경우 경남 창원의창에 지역구를 둔 초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친황계 인사다. 새로 임명된 송언석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같은 영남권 의원에 친황으로 분류된다. 당 수석대변인에서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명연 의원은 황 대표 측근으로서 '승진'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가 역시 영남권, 친황으로 점철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당 일각에선 "김세연 찍어내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여의도연구원 원장이었던 김세연 의원은 이번 인사로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에 자리를 내준 상태다. 앞서 당 쇄신론을 전면적으로 제기하며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특정 계파의 '공천 전횡' 가능성을 막기 위해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다. 김세연이 쳐내고 친박 친정 체제"라며 "읍참 마속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마속이 누구냐. 이러다가 당 망하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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