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대리점 수수료 늘어…메리츠 '큰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법인보험대리점(GA)에 지급한 수수료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수수료 경쟁에 앞장선 반면 경영 환경에 따라 수수료를 줄인 곳도 있었다.

26일 손해보험협회가 집계하는 국내 10개 손보사 대리점 수수료 지급 현황을 보면 1월부터 7월까지 1조3999억원을 지급해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482억원보다 12.1% 늘었다.

보험사별로 보면 메리츠화재와 NH농협손해보험이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GA 모시기에 열중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대리점에 1549억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34.7%나 늘어난 2087억원을 줬다. 메리츠는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대신 보장성 장기보험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덕분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2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 삼성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급락한 것에 비해 선방했다.

이어 농협손보가 지난해보다 22.4% 늘어난 1090억원을 수수료로 지급했다. 정책보험에서 손실이 큰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곳간을 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손보는 올초 대형 산불과 연이은 태풍 등으로 인해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의 손해율이 급등,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중이다.

현대해상(11.2%), DB손해보험(10.0%), 삼성화재(8.9%) 등 대형 3사도 지난해보다 수수료 지급액이 증가했다.

특히 현대해상은 올해 대리점 수수료가 2877억원으로 손보사 중에 가장 많았다. 현대해상은 1만명가량 전속설계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손보업계 4위 규모에 불과해 매출 상당부분을 GA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진출을 통해 새로운 판매 채널 구축에 나선 삼성화재도 수수료 경쟁을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2483억원을 수수료로 지급해 지난해보다 한자릿수 증가를 보이고 있다.

반면 MG손해보험 등 4개 손보사는 대리점 수수료를 대폭 줄였다. 경영정상화 작업이 진행중인 MG손보는 대리점 수수료로 100억원을 지급해 지난해보다 13.7% 줄였으며,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을 출범한 한화손보도 대리점 수수료를 11.1% 낮췄다. 회사의 경영 상황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흥국화재(-0.03%)와 롯데손보(-0.01%)도 대리점 수수료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수준을 기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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