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동해상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남하하다가 군 당국에 나포돼 북한으로 추방됐던 선원 2명 중 1명은 정권 수련(正拳) 수련으로 신체를 단련해왔으며, 또다른 1명은 절도죄 전력이 있었다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5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보고를 통해 "살해범(추방자)들은 20대 초반의 다부진 체격의 보유자로서 특수훈련을 받은 흔적은 없지만 1명은 평소 정권(正拳·주먹) 수련으로 신체 단련을 하였고, 다른 1명은 절도죄로 교양소 수감 전력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살해된 선원들은 대부분 정식 선원이 아니라 '노력 동원'되어 선상경험이 없는 노동자들이었다"면서 "반면 공범 3인은 기관장·갑판장 등으로 선원생활 유경험자"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피해자 대부분은 엄격한 선상생활로 인해 교대근무 명령에 순응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방된 북한 주민 A, B씨는 동료 선원들과 함께 지난 8월 중순 러시아 해역 등을 돌며 오징어잡이를 하던 중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또 다른 동료 C씨와 공모해 흉기와 둔기로 선장 등 3명을 차례로 살해했다. 이들은 취침 중이던 선원들을 '근무 교대를 해야 한다'며 40분 간격으로 2명씩 불러내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다.
추방자들은 군 당국에 나포된 이후 조사를 받았고, 범죄의 흉악성·범죄 전력 등을 고려한 결과 귀순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김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합동정보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살해 범죄 후 당초 자강도로 도망갈 것을 계획하고 이를 준비하는 차원(어획물 처분)에서 북한 김책항 인근으로 이동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일단 돌아가자, 죽더라도 조국(북한)에서 죽자'고 모의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하 도주 과정에서 우리 해군에 발견되자 북방한계선(NLL) 이북으로 도주하였다가 다시 남하한 후, 이틀 동안 우리 해군 통제에 불응하고 귀순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북쪽과 남서쪽 방향으로 계속 도주를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경고사격에도 계속 도주를 시도하자 해군 특수전요원을 투입하여 제압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 중 1명은 "웃으면서 죽자"고 말하며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도 했었다고 진술했다고 김 장관은 말했다.
또한 "범인들은 범행 후 선박의 내부를 청소하고 사체와 범행도구를 해상 유기하였으며, 페인트 덧칠로 선박 번호 변경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이들은 보호를 요청하는 취지를 서면으로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나, 조사 결과 ▲범죄사실 진술 ▲북한내 행적 ▲나포 과정 등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귀순의사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이번 사태는 국내 탈북민 사회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추방이 '북한이탈주민법'상 적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미 입국하여 정착한 탈북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면서 "실제로 국내 입국·정착한 탈북민을 범죄행위를 사유로 추방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탈북민의 강제 북송 우려' 주장은 3만여 탈북민의 우리 사회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