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M]너도나도 퇴직연금 수익률 1위...누가 맞나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 수익률 업계 1위(11월6일), 삼성증권, DB형 퇴직연금 수익률 업계 1위(10월31일), 미래에셋대우 "퇴직연금 수익률, 적립금 상위 10개사 중 1위"(10월23일).

최근 한달간 퇴직연금 주요 사업자들이 내놓은 홍보 문구들입니다. 모두 자신들이 퇴직연금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퇴직연금 제도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이들 회사 가운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의문이 들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래에셋생명은 6일 올해 3분기 기준 최근 1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2.29%로 보험, 은행, 증권 등 금융업권 적립금 1조 이상 27개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달 31일 올 들어 3분기까지 직전 1년간 확정급여(DB)형 부문 수익률에서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2.13%, 2.15%의 수익률로 금융권 전체 DB형 퇴직연금 사업자 41곳 중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보름 전 9월말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적립금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게 조사됐다고 소개했습니다. DB형 2.01%, DC형 1.99%, 개인형퇴직연금(IRP) 2.00% 등 모든 퇴직연금 제도에서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들 회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거짓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각사별로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을 택해 해당 기준으로 통계를 냈기 때문인데요. 특히 과거에는 수익률이 좋지 않았음에도 최근 수익률이 나아진 경우 단기간의 통계치만 활용해 높아진 수익률을 부각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지식이 많지 않은 소비자들의 경우 혼란을 겪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한 근로자의 경우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하려 보니 모두가 1등을 내세우고 있어 진짜 1등이 누군지 헷갈렸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외로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금융사들이 각자 선택한 시점을 통해 통계의 '트릭'을 부릴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장기적인 평균 수익률을 의무적으로 함께 알리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퇴직연금제도는 자체가 중장기 사업이라 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1년 간의 단기 수익률 뿐만 아니라 평균 3ㆍ5ㆍ7년 등 누적 수익률 등을 의무적으로 함께 알리도록 하는 금융당국의 세심한 소비자 보호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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