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혼’ 맞은 책사 이해찬, 21대 총선 ‘결정적 카드’ 뭘까

새인물 수혈과 리스크 관리, 여당 대표에 놓여진 과제…비공식적으로 영입 대상 인물 만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번 총선에서 못 이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30일 기자간담회에는 총선 정국에 대한 밑그림이 녹아 있다. 그의 시간표는 내년 4월15일 제21대 총선에 맞춰져 있다. 이 대표는 내년 8월 대표 임기 마무리와 함께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주요 선거의 전략을 기획하고 주도했던 인물이다. 여의도 정가를 대표하는 '책사'형 정치인이다. 정부 임기 중반부에 치르는 총선은 기본적으로 심판 선거다. 야권 지지층 결집 가능성이 높아 여당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현재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다소 앞서지만 총선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운 이유다.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여당(새누리당)은 총선 1주일 전까지 야당(민주당) 지지율의 두 배 수준으로 앞섰지만 선거에서는 패했다.

이 대표 총선 전략의 기본 축은 인물과 리스크 관리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표창원, 김병관 등 기존 당 이미지와 겹치지 않는

새 인물을 수혈하면서 쇄신 효과를 봤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임할 방침이다. 영입 인재의 윤곽은 이미 나왔다.

4차산업 전문가, 독립운동가·국가유공자 후손, 경제·외교·안보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청년·여성·장애인에 초점을 맞춰 영입 전략을 짜고 있다. 이 대표는 "비공식적으로는 제가 만나고 있다"면서 "공식화는 좀 천천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재영입 효과를 극대화할 타이밍을 보고 있다는 의중이다.

리스크 관리는 이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총선을 앞둔 당내 갈등이 선거를 그르치는 모습은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에서 반복된 장면이다. 특히 이 대표는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경계하고 있다. '물갈이'라는 표현 자체에 부정적 뜻을 나타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인위적으로 물갈이한다, 쫓아낸다는 예의가 없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 대표는 제도와 시스템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출마 의지가 있는 의원 전원에게 경선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은 여당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림이다. 이 대표의 공천 잡음 최소화 전략이 효과를 보려면 자발적 불출마를 통해 후배들의 길을 터주는 현역 의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

초선인 이철희·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왔지만 3선 이상 의원들의 추가 불출마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저에게 공식·비공식적으로 '출마 안 하겠다' '참고하라'고 하는 분이 여러 분 있다"면서 "지금은 이름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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