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정 바탕돼야'…지난해 10번 언급한 '공정', 이번엔 27번 언급

문재인 대통령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혁신·포용·공정·평화'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재정의 과감한 역할'과 함께 핵심 키워드로 '혁신ㆍ포용ㆍ공정ㆍ평화'를 강조했다. 이들 키워드는 집권 4년 차를 앞두고 내년 국정 운영의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여 그 의미가 깊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약 30분 동안 8700자 분량의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서두에서 "이제 남은 (임기) 2년6개월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혁신적이고, 포용적이고, 공정하고, 평화적인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곧 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 대통령의 이번 시정연설에서 이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확장적 재정'을 강조한 점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내년도 확장 예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연설 도입부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체 연설문에서 재정이라는 단어는 총 21차례나 사용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떠나며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혁신 ▲포용 ▲공정 ▲평화 등 네 개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신규 벤처 투자가 사상 최대치인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혁신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아직도 '제2벤처붐' 성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내년에는 우리 경제에서 '혁신의 힘'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자리 정책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 '포용' 관련 정책, 한반도 평화에 따른 경제협력 선순환을 의미하는 '평화경제'도 각각 언급했다.

이들 키워드는 결국 '경제'로 귀결된다. 경제라는 단어는 이번 연설문에서 총 29차례 언급돼 '국민(33차례)'에 이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이기도 하다. '포용국가론'을 내세우는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도 '혁신ㆍ포용ㆍ평화'를 고루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시정연설과 비교해 올해 유독 강조된 단어는 '공정'이다. 공정이라는 단어는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10차례 언급된 데 비해 올해 연설문에는 무려 27차례나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공정이 바탕이 돼야 혁신도, 포용도, 평화도 있을 수 있다"며 "경제뿐 아니라 사회ㆍ교육ㆍ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며 다른 3개 키워드의 기반에 공정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부터 사퇴까지 약 두 달 동안 국민 여론이 양분된 상황을 지켜보며 고민한 끝에 내놓은 '국민통합' 메시지로 해석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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