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33.4% 추락때 인텔은 1.7%그쳐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올 상반기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글로벌 반도체 칩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9% 감소한 2037억4600만 달러(244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상반기 반도체 칩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6.5% 하락한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론 엘랑거 IHS마킷 선임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상위 10개 반도체 칩 공급업체 중 9개 업체, 상위 20개 업체 중 17개 업체가 매출 감소를 보였다"면서 "이는 10년만에 최악의 상반기 실적으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IHS는 메모리 반도체 1~3위 기업의 실적 하락 폭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IHS마킷은 3개 공급업체의 부진을 모두 메모리 부문의 수요 부진과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전년 동기대비 34.7%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 매출이 전년비 33.4% 감소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 제조기업인 마이크론도 29.2% 하락했다.

이들 기업을 제외한 인텔 등 다른 기업들은 주로 비메모리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매출 하락폭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은 무선 및 산업 부문의 실적을 지켜내며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전년동기대비 매출 1.7% 하락에 그쳤다.

비메모리 주력 기업인 엔비디아는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6% 감소했고, 퀄컴도 매출이 전년비 10.5% 줄었다.

IHS마킷은 이번 보고서에 낙관적인 전망도 담았다. 상반기 반도체 매출이 10년래 최악이긴 했지만, 2분기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은 1분기에 비해 1% 증가했다. 3분기에도 2분기에 비해 6% 매출 신장하며 순차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3분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D램 가격이 가격 하락세를 멈춘 데다 제품 출하량 증가율도 양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보유한 재고 수준이 더욱 낮아졌단 얘기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일부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D램 재고가 정상 범위에 도달하면 내년에는 판매자 우위의 시장여건이 조성되면서 다시 한번 반도체 가격 상승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시장 하락국면은 3분기 이후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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