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아프간 특사 '미군 5000명 철수…탈레반과 평화협정 합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특사가 미국이 아프간에서 약 5000명의 병력을 철수하고, 5개 기지를 폐쇄하는 내용을 담은 평화협정 초안을 탈레반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이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 특사는 탈레반과 수개월 간 협상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135일 이내에 약 500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서 철수한다.

할릴자드 특사는 "원칙적으로 우리는 합의에 도달했다"며 "문서는 마무리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군이 철수하는 대신, 탈레반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와 같은 미국과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할릴자드 특사는 다만 이번 합의의 목표는 종전이 아니며, 공식적인 휴전협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정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등 아프간인들끼리 협상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미군이 일부 철수한 후 잔류군이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 것인지에 대한 언급도 피했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은 1만4000명 규모로, 탈레반은 모든 외국 군대가 떠나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탈레반은 현 정부를 불법적인 꼭두각시 정권으로 간주하며 직접적으로 협상하길 거부해 향후 협상의 세부적인 내용은 불명확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할릴자드 특사가 평화협정에 대한 브리핑을 한 후 몇 시간 만에, 수도 카불에서는 대형 폭발이 일어나 최소 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자살폭탄과 총격을 합친 공격이 이뤄졌다"며 탈레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아프간의 평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탈레반은 세력 회복에 성공, 현재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전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할릴자드 특사는 탈레반과 9차에 걸친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해 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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