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캔 방치했다고 냉장고 사용금지…유니클로 매장 '갑질 해프닝'

캔 음료 방치 후 자백 안해→2주간 사용금지
냉장고 갑질 하루만에 종료…해당 직원 주의
본사 "개인 일탈" vs 직원 "전통으로 남은 관습"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반일 불매운동에 뭇매를 맞고 있는 유니클로의 한 대형 매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명 '냉장고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빚어졌다. 본사 측에서는 개인 일탈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전통이라는 미명으로 남아있는 관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수도권 리뉴얼 매장 중 한 곳에서는 부점장급 직원이 파트타이머 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 8월1일부터 광복절인 8월15일까지 2주간 냉장고 사용을 금지 조치했다가 해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기간 리뉴얼 공사가 진행된 매장은 용산 아이파크몰점과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등 대형 매장 2곳이다.

문제의 매장 직원 A씨에 따르면 직원들은 에어컨이 거의 가동되지 않은 채 리뉴얼 오픈 준비 차원에서 매대 재조립과 재고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직원 한 명이 캔 음료를 마신 후 휴게실 테이블에 둔 채 자리를 비우고 이 사실을 자백하지 않자, 부점장급 직원은 매장 전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냉장고 사용을 금지시켰다. 냉장고 앞에는 이같은 내용을 A4 용지에 출력해 대놓고 붙여놓기도 했다.

다른 유니클로 직원 B씨는 "이같은 일은 영업일선에서 냉장고 정리를 제대로 안하면 직원 모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돼 온 유니클로 특유의 전통"이라며 "안 그래도 요즘 일본기업이다 뭐다 해서 내부 분위기가 한껏 침체됐는데 리뉴얼 공사 때 냉장고 사용까지 눈치를 주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일침했다.

2일 서울 유니클로 종로3가점에 ‘임대 1, 2, 3층 207평’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와 관련 유니클로 측은 조직이 아닌 개인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냉장고 관리 문제가 수차례 발생해 한 직원이 부재 중인 점장에게 보고하거나 상의하지 않고 개인적 판단으로 취한 조치"라며 "점장이 출근 후 상황을 인지한 다음 즉시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해당 직원에게는 재발 방지 교육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에어컨이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매장은 입점 건물의 중앙 냉·난방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공사 기간 동안 냉방을 틀었으나 냉방이 약하다는 의견이 있어 입주 건물에 요청해 추가 냉방시설을 가동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니클로는 최근 강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19일 청와대 신문고에는 '유니클로의 사내 강제 판매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매장별 일일 판매량이 있는데,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 직원들에게 강제로 사내 판매를 권유한다"면서 영업시간 종료 후 구매내역을 조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청원에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220명이 동의 의사를 표한 상태다.

지난해 초까지는 자사 브랜드 옷 착용을 의무화한 복장 규정도 운영됐다. 특정 브랜드 로고가 없는 옷이면 다 허용하는 국내 주요 의류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들과 달리 유니클로에서는 자사 브랜드 옷 착용을 강제했다. 다만 지난해 1월 이후부터 이 같은 규정을 없애고 유니폼 한 벌을 지급 및 자유 복장 규정을 도입했다. 유니클로에서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30%가량 할인된 금액에 자사 브랜드 옷을 매장 직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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