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죽쑨 보험사들, 해외에선 선방

국내 실적 죽쑤는 동안...해외시장은 흑자경영 순항
한화생명, 상반기 순익 62% 감소...베트남·印尼 판매 호조
삼성화재, 손해율 상승 타격에도 中·베트남 114억원 순이익
삼성생명, 실적 반토막...중국·태국법인 흑자경영으로 선방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최근 국내 보험업계가 성장 절벽에 가로막혀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는 나름 선방하는 보험사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93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448억원보다 61.85%나 줄었다. 저금리 장기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자산운용수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반면 베트남·인도네시아 두 곳의 해외지점서는 저축보험과 연금상품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베트남 법인은 올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 49억원 대비 3.7배 늘어난 229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법인도 같은 기간 16억원 적자에서 7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총 직원 1만명 규모 가운데 한국인은 법인장과 스태프 2명 정도다. 현지 설계사 양성을 통해 진출 국가의 금융환경과 사람들의 의식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영업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2009년 5개에 불과했던 베트남 현지의 점포수도 지난해 말에는 106개로 늘리면서 현지화에 힘쓴 것도 한몫했다.

삼성화재도 국내에서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로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선방했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56억원보다 36.0% 급감했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전년보다 2.1%포인트 상승한 104.6% 기록하는 등 손해율 상승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법인과 베트남 법인에서는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 중국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 14억원 대비 500% 이상 성장했다. 또 지난해 베트남 법인이 올린 순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 73억원 대비 22% 이상 증가했다. 이들 지점들은 올 상반기에도 각각 63억원, 51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전년과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 7566억원으로 작년 대비 실적이 반토막 난 삼성생명도 해외시장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 현지에 합작법인 타이삼성을 설립한 이후 2017년 당기순이익 5억원을 거두며 진출 20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2년 연속 흑자경영 기조를 이어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지 관계사들에 대한 영업이 아닌 종신보험과 생사혼합보험(양로보험)을 주력으로 토종 보험사들과의 경쟁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중국은행과 합작해 세운 법인인 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중은삼성) 역시 진출 12년 만인 2017년 3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5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타이삼성과 중은삼성은 올 상반기에도 각각 3억원, 38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순항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5%가 넘는 경제성장률로 인한 현지 소득 증가 뿐 아니라 보험상품 수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강해 보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국내사업 이익에 비해 해외법인의 실적이 크지 않지만 많은 보험사들이 시장포화가 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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