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러시아간 쿠릴열도 '성묘전쟁', 올해도 이어져...67명 방문

(사진=NHK 홈페이지/www.nhk.or.jp)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2017년 러·일 정상회담 이후 합의된 일본주민들의 쿠릴열도 성묘행이 올해도 성사돼 67명이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우익단체들은 쿠릴열도 4개 도서지역은 일본의 영토라 주장하며 성묘객들이 외국인으로 해당 지역에 방문하는 것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아베정부 역시 연고권 주장을 강화시키기 위해 매해 성묘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10일 쿠릴열도 남부 4개 도서지역의 원주민 67명이 현재 러시아령인 해당 지역에 방문, 성묘를 마치고 11일 전세기 편으로 돌아왔다. 해당 방문은 지난 2017년 러·일 정상회담 때 합의된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일본과 러시아측 간 방문조정이 이뤄지면서 성묘객들은 각자 섬의 묘지에서 위령식을 가졌다.

이 4개 도서지역은 쿠릴열도 남부의 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군도를 뜻한다. 원래 1855년 체결된 러·일 화친조약에 따라 이 섬들은 모두 일본영토였으나 1945년 2차대전 당시 구소련의 영토가 된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이후 1956년 일본과 소련간 외교관계가 회복되자 소련이 하보마이 군도와 시코탄 섬을 일본 측에 반환키로 했으나 19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에 소련 측이 반발하면서 반환은 무산됐다.

오히려 지난해 해당 지역에 러시아군 2000여명이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미사일 사격훈련까지 실시하면서 양국간 대립이 첨예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당 도서지역들을 일본에 반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일본정부와 우익단체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일본 우익단체들은 성묘객들이 일본영토인 4개도서에 외국인처럼 여권을 제출하고 들어가는 것이 수치라며 방문 자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성묘단의 지속적 방문이 해당 도서지역들에 대한 연고권 주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전세기를 지원하는 등 성묘객들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기존 섬의 주민들이 계속 고령화되면서 방문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악화되고 있어 다음해에도 성묘 방문을 러시아측으로부터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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