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지원에 원내대표 된 나경원, 잇단 청구서에 리더십 '흔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에 앞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할 수 없다." (7월 5일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원칙과 처신 없는 가식적인 리더십." (7월 25일 박순자 한국당 의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임기에 중반 들어서며 '청구서'를 들이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 휘둘려 원내사령탑다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친박계 의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당시 그가 얻은 표는 전체 한국당 의원 103명(당원권 정지 9명 제외) 중 68표(득표율 66%). 경쟁자인 비박(비박근혜)계 김학용 의원의 당선을 막기 위해 친박계 의원들이 나 원내대표에게 몰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계파 이야기는 더 이상 없다. 하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최근의 그의 행보를 보면 당시 그 다짐이 무색할 정도다.

당초 합의를 뒤집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경선에 부치는 결정으로 황 의원은 친박계 김재원 의원에 예결위원장 자리를 내줘야만 했고, '국토교통위원장 버티기' 논란을 빚은 박 의원은 역시 당 지도부의 결정으로 윤리위에 회부돼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박순자 국회 국토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장 사임거부 경위'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토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윤동주 기자 doso7@

공교롭게도 지도부의 이같은 결정으로 희생(?)된 의원들은 모두 비박계다. 나 원내대표가 원내 인사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렇게 인선과 관련해 갈등 상황이 발생하게 된 데는 친박계 의원들이 나 원내대표에게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친박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로 선출된 만큼, 이들의 요구에 등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달 24일 나 원내대표가 다른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협상을 벌여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가져왔을 때 한국당 의원들이 이를 추인하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요구를 무시할 수 없도록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나 원내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이제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다. 친박계를 향한 인적 쇄신 요구가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시점에서 원내대표 임기 끝까지 친박계와 공조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은 나 원내대표에겐 '딜레마'다.

한국당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선출 당시 가장 큰 공약으로 내놓은 것은 총선 승리"라며 "계파색을 지우지 않거나 공고한 리더십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총선 승리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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