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새보호목도리 활용 예시.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환경부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들고양이 관리를 강화한다.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들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자는 홍보 활동을 펼치고, 생태계 보호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들고양이 중성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24일 환경부는 다음달부터 국립공원 지역 들고양이 중성화 방법을 변경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정소와 난소를 제거하는 방식(TNR)에서 정소와 난소를 그대로 두고 정관과 자궁의 통로를 차단하는 방식(TVHR)으로 바꾸는 것이다.
새로 도입하는 수술 방식(TVHR)은 들고양이의 영역 확보 본능과 생식 본능이 유지되도록 해 방사 지역의 들고양이 밀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들고양이의 복지 측면에서도 개선된 방법이다. 국내 처음 실시되는 방식으로, 일부 국립공원에 올 하반기부터 시범도입한 후 전국 국립공원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부는 빠르면 올해 안으로 국립공원 지역 들고양이에게 외국에서 개발돼 효과를 보고 있는 새보호목도리를 씌우기로 했다.
새보호목도리는 원색의 천으로 만든 목도리로, 고양이의 목에 채워 새 등의 동물이 고양이의 접근을 잘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고양이의 사냥 성공률을 낮추도록 고안된 것이다.
새보호목도리는 고양이에게 해가 없으며 고양이가 원치 않으면 언제라도 벗을 수 있는 형태다. 쥐들의 경우 색감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보호목도리를 찬 고양이의 쥐 사냥 능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미국 세인트 로렌스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보호목도리를 찬 고양이의 사냥률이 87%까지 줄었다.
환경부는 들고양이가 새 등 작은 동물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라는 생태적 위해성 정보를 국민들에게 바르게 알려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공단은 탐방로 등에서 들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자는 홍보 활동을 펼친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양이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지만 야생에서 사는 들고양이는 새, 소형 양서·파충류, 포유류 등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치명적인 포식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잡은 동물의 일부만을 먹이로 삼고 재미삼아 사냥하는 습성도 있다"며 "새 등의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일정 지역에서는 멸종까지 일으킨다"고 밝혔다.
애완동물로 도입된 고양이는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에 서식하지 않았던 외래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2000년에 고양이를 100대 치명적 침입 외래종 중 하나로 지정한 바 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