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油'…스크러버 확대하는 글로벌 선사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를 앞두고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선택하는 글로벌 선사들이 늘고 있다. 유력 선사들이 대안으로 꼽았던 저유황중유(LSFO) 가격의 불확실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선사 코스코(COSCO)는 최근 핀란드 발멧(Valmet)과 425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코는 이와 별도로 자국 업체를 통해 1만9000TEU, 1만4000TEU급 초대형선 13척에도 스크러버를 정착키로 했다.

IMO의 환경규제는 내년 1월1부터 선박 배기가스 중 황산화물 비중을 3.5%미만에서 0.5%미만으로 저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양 환경오염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글로벌 주요선사들은 당초 LSFO를 최적의 대안으로 꼽아왔다. 스크러버를 사용하면 기존 벙커C유로도 기준을 맞출 수 있지만, 이미 대규모 선대를 운용 중인 선사들로선 대당 50~70억원에 이르는 투자비용과 45~90일에 이르는 소요시간이 부담스러웠던 까닭이다.

하지만 벙커C와 LSFO간 가격 스프레드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글로벌 선사들도 최근들어 스크러버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실제 12일 기준 싱가포르 선박유 가격은 벙커C유가 t당 약 487달러, LSFO가 t당 약 616달러로 약 130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최근엔 LSFO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란이 원유의 주요 수출입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다, 일부 선사들이 선제적 규제대응을 위해 하반기부터 LSFO를 본격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부터다.

선사들도 다급하게 대응책을 찾고 있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Mearsk) 역시 최근 스크러버 설치를 위한 예산을 늘리고 있다. LSFO 선(先) 매입이 수월하지 않은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뒤늦게 일부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하고 나선 것은 향후 벙커C와 LSFO간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MSC, ONE, 현대상선 등 스크러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선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