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설탕은 신분 과시용

돈 있는 주민들, 신분 과시 위해 사카린 대신 설탕 소비…서민은 아직도 음식에 사카린 넣어

(사진=게티이미지)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설탕 대신 사카린을 주로 사용해온 북한의 서민들이 설탕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설탕 수입량은 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3일 소개했다.

평양의 한 화교 보따리상은 "북한의 상인들이 중국에서 들여가는 물건 가운데 사탕가루(설탕)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가깝다"며 "그동안 사카린을 주로 사용해온 북한 주민들이 이제 설탕에 의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아직 사카린 소비가 설탕 소비보다 훨씬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평양 같은 대도시의 경우 설탕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며 "사카린보다 설탕이 제대로 된 단맛을 내는데다 설탕을 소비해야 잘 사는 부류로 대접 받는다"고 전했다.

그래서 돈 좀 있는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설탕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남한이나 중국에서는 이제 사카린을 거의 쓰지 않는다. 소식통은 "이를 알게 된 북한 주민들이 신분 과시용으로 설탕에 눈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름에 많이 팔리는 빙과류도 사카린으로 단맛을 냈지만 이제 설탕으로 만든 빙과류가 인기"라고 전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설탕 값이 사카린보다 몇 배나 비싸 일반 서민은 아직도 음식에 설탕 아닌 사카린을 넣는다"며 "특히 김치 담글 때 사카린 대신 설탕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의 경우 냉면 육수를 만들 때 사카린 대신 설탕에 의존하는 곳도 있다"며 "사카린보다 설탕을 넣은 냉면 국물이 더 인기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한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 이 모씨는 "비만ㆍ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며 설탕 소비를 최대한 억제하는 남한 사람들의 행동이 북한 주민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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