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기업 감사위, 모범규준 근접…회계·재무전문가는 5명 중 1명꼴'

"회의안건 중 재무감독 비중 25.7%로 최대
여성 감사위원 전체의 1.9%·감사는 全無

감사위원 평균 보수 5800만원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합리적 결정 필요"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내 주요 기업들이 모인 코스피200지수 편입 기업 감사위원회(감사위)의 규모와 사외이사 비중 등이 모범규준에 가까운 수준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회계·재무전문가는 5명 중 1명에 그쳤다.

삼정KPMG 감사위 지원센터(ACI)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9 감사위원회 현황 및 활동 분석 리포트(2019 Audit Committee Outlook)'를 24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 중 법적 의무를 넘어 모범규준 수준으로 감사위를 갖춘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 상법과 감사위 모범규준에선 감사위에 이사 3명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위를 설치한 코스피200기업 중 158곳 중 20.9%(33곳)가 감사위원을 4명 이상 뽑았다. 조사 기업 158곳 중 97.5%(154곳)는 감사위 전원이 사외이사였는데, 보고서는 "독립성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라 평가했다. 상법에선 사외이사 비중이 전체 감사위원의 3분의 2 이상 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모범규준에선 감사위 전원을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고 권고한다.

회계·재무 전문가의 비중은 작았다. 보고서는 코스피200기업 감사위원 509명 중 회계·재무 전문가는 20.8%(106명)에 그쳤다고 알렸다. 학위는 갖췄지만 회계법인에서 감사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없는 이까지 포함한 수치다. 보고서는 "상법은 감사위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1인 이상 뽑아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회계 전문가와 재무 전문가 각 1인으로 요건을 강화하는 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건 가운데 새 회계기준 도입 검토 등을 포함한 재무감독 비중이 가장 컸다. 안건 2327건 중 25.7%나 됐다. 내부감사 감독(18.1%)과 외부감사인 감독(16.9%) 내부회계관리제도 감독(13.2%) 등이 뒤를 이었다.

김유경 삼정KPMG ACI 리더는 "감사위 활동 대부분이 회의로 진행되는 만큼 회의 상정 안건을 통해 감사위의 실질적인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며 "안건 중 회계 감독 관련 건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감사위원 중 회계 및 재무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리스크 감독, 신규회계기준 도입 검토, 부패방지 방침 수립, 내부신고제도 운영방안 등에 관해 모범적으로 안건을 상정한 사례도 소개했다.

사이버 리스크 영역에서 KT&G와 현대해상이, 내부신고 제도 부문에선 대우조선해양이, 부패방지에선 한미약품과 한국전력이, 신규 회계기준에선 BNK금융지주와 삼성증권 등이 뽑혔다.

여성 비중은 작았다. 코스피200 기업 감사위원 509명 중 1.8%(9명)에 불과했다. 감사 47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코스피200 기업 감사위원의 평균 재직기간은 3.1년이었고 감사위 평균 회의 수는 6회, 감사위원의 평균 보수는 5800만원이었다.

보고서는 "감사위원 평균 보수의 경우 영국, 미국 등 선진국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최근 증가한 감사위원의 법적 역할과 책임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수가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정KPMG는 2015년 업계 최초로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를 세웠다. 회계투명성 강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는 '감사위원회 현황 및 활동 분석 리포트(Audit Committee Outlook)'를 매년 발간할 예정이다. 삼정KPMG는 국내에 감사위만 집중적으로 다룬 보고서는 사실상 없었는데 이런 보고서가 발간을 시작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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