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프라다·에르메스…면세점 '명품 유치' 경쟁 격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면세점 업계가 명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만족)' 소비를 중시하는 2030 세대와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끌어내려면 인기높은 명품 브랜드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 유행하는 명품브랜드를 두고 상위권 면세점들의 유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찌의 화장품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구찌 뷰티'는 최근 롯데ㆍ신라ㆍ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에 일제히 매장을 열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말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문을 열었고,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2일 명동점 내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구찌 뷰티 매장은 개장하자마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 사갈 정도로 구매 열기가 뜨거웠다.

구찌는 샤넬ㆍ에르메스ㆍ루이뷔통 등 이른바 '3대 명품' 대열에는 들지 못하지만, 최근 2030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특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80억 유로를 벌어들이며 3대 명품 중 하나인 샤넬 매출을 추월하기도 했다. 구찌의 몸 값이 높아지면서 국내 빅3 면세점으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도 입점 경쟁에 나섰다. 신라와 롯데는 팝업이긴 하지만 매장을 먼저 열었다는 데 방점을, 신세계는 국내 첫 정식 매장을 열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12일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구찌 뷰티' 매장 앞 줄을 선 관광객들.

구찌 뿐만 아니라 주요 명품브랜드 입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명동점에 에르메스를 유치하는데 성공하며 3대 명품을 모두 끌어안게 됐다. 강북권에 위치한 빅3 면세점 중 신라와 롯데는 이미 3대 명품을 갖추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은 3대 명품 중 루이뷔통과 샤넬 매장만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에르메스를 유치하면서 신세계의 명품 파워를 보여줬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에르메스 매장 개설을 위해 공사 중이며, 10월 경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남권 면세점도 명품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는 지난달 명품 시계 브랜드인 오메가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고, 지난해 말 영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달 중 프라다, 까르띠에 등 2030 세대에 인기가 높은 명품 구색을 늘리기로 했다.

이같은 유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면세점 매출의 75% 이상이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에게서 나오는 상황에서 한 사람의 다이궁이라도 더 끌어오려면 명품 브랜드 구색이 필수적이어서다. 국내 면세점 업계가 3월에 이어 5월에도 2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고성장을 이어간 것도 결국 명품의 힘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느냐는 곧 면세점의 '바잉 파워(구매력)'를 나타내는 요인"이라며 "다이궁은 명품보다 화장품 구매가 대부분이지만, 이들을 끌어들이려면 명품 물량을 넉넉히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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