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이민우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이재웅 쏘카 대표를 겨냥한 비판 발언에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를 둘러싸고 그동안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온 택시 업계만을 '소외당하고 피해를 보는 계층'으로 해석하고, '타다'에 대해서는 혁신 사업자의 오만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최 위원장은 22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 이재웅 쏘카 대표를 지칭하며 "피해를 보는 계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를 다루는 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그 합의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고 해서 경제정책의 책임자를 향해서 '혁신의지 부족' 운운하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이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언사에 대해 '무례'와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택시업계가 공유경제라든지 이런 혁신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크게 입는 계층인데, 이분들이 기존 법과 사회 질서 안에서 자기의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혁신 사업자들이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자칫 사회 전반적인 혁신의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최 위원장은 "예외적인 서비스를 인정해주면, 기존 법령에서 제한했던 것들에 큰 변화가 오고, 그 변화로 인해서 분명히 소외당하거나 피해를 보는 계층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타다 문제와 관련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택시 업계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재웅 쏘카 대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갑자기 이 분(최 위원장)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는건가?"라며 "어찌됐든 새겨듣겠다"고 반응했다. 최 위원장의 갑작스런 인신공격성 발언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택시 업계만을 '피해 계층'으로 본 최 위원장의 발언에 모빌리티 업계 역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수장이 한 기업인을 대상으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직접도 아니고 외부에 쏟아내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이런 발언이 도대체 현 상황을 해결하는 데에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오만하고 무례하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도 권위적인 태도"라며 "모빌리티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기관의 수장이 이러는 의도가 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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