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 돌파구 '창고형 매장'…후발주자들, 엇갈린 희비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대형마트들이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창고형 매장으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지난해 첫 발을 뗀 창고형 매장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두 자릿수 매장 전환에 나서고 있는 반면, 롯데마트는 1개 점포도 늘리지 못한 채 여전히 내부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16개 점포를 창고형 매장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16+α개 매장 전환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통해 연내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수를 40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창고형 매장이다. 코스트코ㆍ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기존 창고형 매장들을 벤치마킹하되, 소포장과 대형 포장을 함께 둬 1인 가구도 함께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지난해 전환한 16개 매장의 매출은 전환 이전보다 평균 20% 늘었다. 매장별로는 최대 30%까지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창고형 고객들을 끌어들였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목동ㆍ하남 등 경쟁사 창고형 매장이 있는 지역에서 오히려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며 "기존 창고형 매장 고객들의 일부 유입 효과로 분석되며, 소포장도 같이 판매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연회비 없는 창고형 매장을 새롭게 시작한 롯데의 계획은 크게 틀어진 상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수원 롯데몰 롯데마트 2층을 저가에 초점을 둔 창고형 매장 '마켓D'로 전환하고 지난해 하반기 중 4개를 추가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켓D는 수원 롯데몰 한 곳 뿐이다. 연내 추가 전환 계획도 없다. 마켓D를 2020년까지 15개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의 실현 가능성 역시 옅어진 셈이다. 마켓D의 매출도 전환 전보다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창고형 매장이 당분간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유통업계 내에서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롯데의 마켓D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은 롯데의 기존 창고형 매장인 '빅마켓'의 존재 때문이다. 롯데 빅마켓은 2012년 시작해 현재까지 5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연회비가 있는 데다 상생 이슈로 출점이 막혀 성장이 멈춘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빅마켓의 포지셔닝과 관련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마켓D를) 공격적으로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가 마켓D에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경우 자사 창고형 매장인 빅마켓과의 '카니발리즘(제살 깎아먹기)' 구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빅마켓 회원들이 연 3만5000원의 연회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가 빅마켓 대신 마켓D를 확대한다면 기존 회원들은 역차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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