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률 제로'…삼성 반도체의 도전

품질관리 자동화 시스템, 내년 실제 공정 적용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량률 제로(0)'로 도전한다. 반도체 양산 기술이 머리카락 굵기(약 0.1㎜)의 10만분의 1수준인 한자리대 나노까지 진입하면서 반도체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재료, ITㆍ시스템, 빅데이터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반도체 품질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내년까지 실제 공정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으로 접어들면서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양산 공정도 D램의 경우 30나노에서 20나노, 10나노 초반대까지 발전되면서 생산의 효율성도 대폭 증가했다. 그만큼 단 한번의 실수로 생길 수 있는 웨이퍼 손실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게다가 반도체가 적용되는 품목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업계에서 요구하는 반도체 품질에 대한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김수련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제조센터 상무는 "재료 한 부분만 문제가 생겨도 수천매의 웨이퍼가 손실될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가 오토모티브에 적용되면서 잘못되면 인명 피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올 초 규격에 맞지 않은 화학물질이 반도체 생산라인에 사용되면서 전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고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최대 10만장의 웨이퍼 손실을 예상했다. 올 1분기 TSMC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8%포인트나 떨어졌다. 삼성전자 역시 올 초 D램 제품에 대한 품질 문제가 발생, 대형 고객사로부터 리콜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이 아닌 사전에 불량을 찾거나 예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웨이퍼 투입, 증착 등 양산 과정 상당수는 자동화 돼 있는 반면 품질 부분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개입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라인 일부만 중단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김 상무는 "사고 발생하고 난 다음 문제가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전체 라인을 세우게 되면 그 시간 동안 엄청난 웨이퍼 손실이 발생한다"며 "결국 전체 시스템이 자동화되면 문제의 이력을 추적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불량 웨이퍼만 걷어낼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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