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불황에도 코웃음…원더브라 '가성비 전략'으로 무장

오프라인 매장 작년 30여개 없어져…부실점포 정리로 효율성 높여
1분기도 실적 성장세…매출·이익 동반 성장
연간 2번씩 온라인 감사제도 인기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지난 6일 오후 5시 강남역 11번 출구 인근 엠코르셋 매장. 여대생 남수현(가명ㆍ24)씨는 자신에게 맞는 속옷을 찾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그는 연간 2번씩 진행되는 온라인 감사제 시즌에 맞춰 자신의 정확한 브래지어 사이즈를 알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점원에게 가슴 둘레 치수를 들은 남씨는 별다른 고민 없이 매장 문을 나섰다.

엠코르셋이 운영하는 여성 속옷 브랜드 '원더브라'가 홈쇼핑 채널과 자사 온라인 쇼핑몰 중심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전략'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한 2030세대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며 부실 점포를 과감히 줄였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더브라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은 3월 말 기준 65곳으로 집계됐다. 엠코르셋은 2009년 미국 HBI와 원더브라의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브랜드를 론칭했다. 당초 이 회사는 론칭 초기 홈쇼핑 중심 판매전략과 함께 가로수길과 홍대입구 등에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중점을 뒀다. 하지만 경기불황과 함께 높아진 임대료, 인건비 부담에 매장을 늘리는데 한계에 봉착했다. 실제 2017년 말 100여곳에 달했던 점포는 지난해 말 68곳으로 30곳 가량 줄었다. 올 들어서도 점포 3곳이 추가로 문을 닫았다.

엠코르셋은 영업전략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 다른 주력 브랜드인 '미싱도로시'처럼 오프라인 매장보다 홈쇼핑 및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 이는 실적으로 돌아왔다. 엠코르셋은 경쟁 패션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부진으로 한숨쉬는 사이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 점포 정리에 나선 덕분에 올해 1분기 실적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엠코르셋의 올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1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 16.5% 증가한 278억원, 21.9% 늘어난 13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의류시장에서 유망한 브랜드를 발굴하고 오프라인 매장 위주 영업방식 대비 유연한 유통망인 TV홈쇼핑에 특화된 제품을 구성, 기획해 판매한다"며 "특히 원더브라는 2009년 국내 론칭한 이후 볼륨 브라의 대명사가 되면서 작년 말 누적 매출액 4005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원더브라몰에서 연간 2번씩 감사제를 실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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