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공룡史] 엘라스모사우르스는 정말 익룡을 잡아먹었을까?

목이 길긴 한데...목구멍 좁아 익룡 삼킬 수가 없어첫 발견당시 목뼈를 꼬리뼈에 붙인 실수...두고두고 논란

(사진=두산백과)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흔히 영국 스코틀랜드의 네스호에 산다는 괴물, '네시'와 닮은 공룡으로 유명한 엘라스모사우루스는 발견당시부터 지금까지 상당한 논란에 휩싸인 공룡 중 하나다. 몸 전체 비율의 절반 이상이 목일 정도로 모가지가 매우 긴 이 수장룡을 두고 화석이 첫 발견된 19세기부터 열띤 논란이 이어져왔다.

몸길이는 최대 16미터(m), 이중 목의 길이가 8m 정도이며 목뼈 갯수만 70개가 넘는 이 희한한 공룡은 백악기 후기에 주로 물가에서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이할 정도로 긴 목으로 인해 최초 화석 발견 당시부터 과학계에서 논란에 휩싸였던 공룡이었다. 최초 발견자가 목이 이렇게 긴 공룡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목뼈를 죄다 꼬리뼈로 취급해 복원하면서 논란은 시작된다.

이 공룡을 처음 발견한 인물은 미국 고생물학계의 거목으로 공룡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학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드링커 코프(Edward Drinker Cope, 1840~1897) 박사였다. 그는 최초 화석 발견시 수서동물인 엘라스모사우루스가 목이 그렇게 길리가 없다 생각하고 긴 목뼈를 꼬리뼈로, 짧은 꼬리를 목부분에 붙여 복원했다. 이에 그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오스니얼 찰스 마시(Othniel Charles Marsh, 1831~1899)박사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이에 코프 박사와 마시 박사는 철천지 원수지간이 됐으며, 이후 양자간 감정싸움이 시작됐다.

엘라스모사우루스를 처음 발견했던 코프 박사는 짧은 꼬리뼈를 목뼈라 생각하고 긴 목뼈는 꼬리뼈라 생각해 반대로 붙여 복원했다. 목뼈가 71개나 되는 특이한 구조가 수서동물 입장에서 전혀 생존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 생각됐기 때문이다.(사진=안면도쥬라기박물관/ //anmyondojurassic.com)

당대 고생학물학계의 두 거목은 점점 치졸한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마시 박사는 코프 박사의 실수를 널리 알리고 조롱했으며, 코프 박사 역시 반대로 마시 박사의 실수를 찾아내느라 바빴다. 상호 탐사대에 스파이를 심고 대원을 매수하거나 염탐, 심지어 화석을 파괴하거나 발굴지 위에 흙이나 돌을 뒤덮는 등 온갖 방해공작을 펼쳤다. 결국 두 사람은 이 쓸데없는 감정싸움으로 인해 제대로된 화석 탐사도 벌이지 못하고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다.

두 사람의 싸움이 종결된 이후 엘라스모사우루스에 대한 연구는 좀더 발전적인 논란으로 넘어갔다. 기린도 고작 7개밖에 안되는 목뼈가 왜 71개나 되는지, 이 긴 목은 대체 어디에 쓰였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었다. 한때 긴 목을 활용해 익룡을 잡아먹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왔지만, 목뼈를 정밀히 연구한 결과 목구멍이 너무 좁았고 머리도 작았으며, 목뼈가 자유자재로 휘어지지 않는 구조임이 밝혀졌다. 익룡을 잡는다쳐도 먹을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주로 물고기나 오징어 같은 어류를 주로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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