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맹 복원 암시한 北…'러시아 변수'에 군사 움직임 촉각

김정은 "오랜 역사적 뿌리"…북러 혈맹 복원 암시

북한·러시아 군사협력 강화될까…한미 軍 촉각

조선중앙통신은 26일 홈페이지에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ㆍ러 정상회담을 통해 결속을 과시하면서, 양국의 군사적 교류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 군사합의 이행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러시아 변수'까지 실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 군 당국의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해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해나가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연회에서도 "오랜 역사적 뿌리와 전통"을 강조하며 과거 혈맹의 복원을 암시했다.

군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를 통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대북제재로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이 힘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재래식 무기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러시아라는 든든한 우군을 만나 지원을 받게 된다면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후 지속적으로 군 관련 행보를 보여왔다. 김 위원장은 최근 평양을 방어하는 제1017군부대를 찾아 전투기 비행훈련을 지도했으며,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기도 했다.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하는 북한으로선 러시아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방러 전에도 일부 서방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낙후된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S-300 지대공 미사일 등의 판매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현재도 지대공 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성능이 떨어지고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레이더 교란장치가 장착된 미국의 B-1, B-2 전략폭격기가 출격할 경우 북한의 방공망이 속수무책으로 허물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우리 군이 도입한 5세대 스텔스기 F-35A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 외에 북한이 러시아의 최신 기종 전투기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현재 810여대의 전투임무기 등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4세대 전투기 미그-29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련 시대의 구형이다.

다만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대북제재에서 이탈해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하긴 힘들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회담을 앞두고 지중해 일대에서 항공모함의 군사 작전을 공개한 미국의 압박 메시지도 러시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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