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빠른 편의점의 '재난 대응'…비결은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울릉도, 연평도에서도 재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인 큰 재난을 당하셨다면 편의점을 찾아오시면 됩니다."

대규모 산불이 강원도를 덮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되는 가운데 가장 먼저 반응 한 것은 편의점 업계였다. 편의점들은 다른 유통 업체들이 '지원 예정'을 발표하는 시점에 '지원 완료'를 발표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거미줄 같은 점포망과 대규모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을 바탕으로 편의점들이 긴급재난시 구호거점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6일 BGF리테일과 GS리테일에 따르면 두 회사는 산불이 발생한 다음날인 5일 오전 8시 이전에 각각 구호물품을 실은 운반 차량을 출발 시켰다. 강원도 산불은 4일 저녁 7시 14분에 발생해 9시 44분 화재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산불이 대규모 된 지 채 12시간도 되지 않아 구호 물품을 보낸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신속한 반응에 대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재난 대응 메뉴얼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행정안전부와 협약을 통해 자체적인 재난 대응 메뉴얼을 가동 시키고 있다. 프로세스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각 사의 담당 직원이 재해 상황을 모니터링 하다가 정부가 일정 등급 이상의 경보령을 발령하면 곧바로 피해 지역 인근 물류센터에서 지원할 수 있는 물품을 파악하고 배송 차량과 인력을 확보해 곧바로 출발 시키는 시스템이다. 재난 대응 메뉴얼은 24시간 가동된다. 이번 산불 피해도 메뉴얼이 따라 4일 밤과 5일 새벽 곧바로 작업에 들어가 신속한 지원이 가능했다.

지원 물품도 체계적이다 BGF리테일의 경우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응급구호세트를 전국 주요 지역 물류센터에 상시 보관하고 있어 긴급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응급구호세트에는 모포, 비누, 수건, 체육복, 속옷, 매트 등이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구분되어 담겨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응급구호세트에는 유통기한 등을 감안해 따로 식품류가 없다"며 "식품류는 별도로 마련된 기금으로 구호물품을 보낼때 생수와 라면 등을 별도로 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물품 운송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도 구호 활동이 가능하다. 편의점의 특성상 전국에 촘촘한 점포망을 구성하고 있어 편의점이 보유하고 있는 물품을 전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당시 배편을 이용하기 어려워 연평도에 있는 GS25 편의점의 문을 열어 물품을 지역 주민에게 전달 한 바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도 "울릉도가 태풍 피해를 입었을때 해당 지역 CU편의점의 물품을 주민들에게 나눠드렸다"며 "울릉도 지역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에게는 별도로 마련된 기금을 통해 물품 가격을 정산 했다"고 설명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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