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의 뚝심 '톈진 공장 준공'…中 사업 확대 '생산기지'(종합)

중국 가맹사업 급성장, 생산시설 확충 위해 건립…SPC그룹 해외공장 中 가장 커
허영인 회장 “톈진공장 통해 고품질 제품 공급, 중국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 될 것”

SPC톈진공장 전경.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990년대 중반,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고민끝에 회사 직원들을 중국에 파견했다.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해외 베이커리 브랜드가 안착하기 쉽지 않은 중국 시장에 대한 조사를 위해서였다.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여년에 가까운 준비기간 끝에 2004년 파리바게뜨 상하이 구베이 1호점으로 중국에 출사표를 던졌다. 진출 초기 안착이 녹록지 않았지만 허 회장은 뚝심으로 밀어부쳤다. 그로부터 16년만에 SPC그룹은 중국 톈진에 6번째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중국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허 회장이 중국 시장 점령을 위해 던진 승부수다.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는 중국 톈진에 SPC톈진공장을 준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공장은 기존 베이징 공장을 이전·확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베이징 공장은 폐쇄한다. 톈진공장은 파리바게뜨의 중국 내 가맹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 매장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생산시설 확충과 품질 제고를 위해 건립됐다.

허 회장은 "중국은 베이커리 시장 규모가 연간 44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SPC톈진공장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도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PC톈진공장 전경.

이 공장은 총 400억원을 투자해 톈진시 '서청경제기술개발구'에 2만800㎡규모로 건립했다. 이는 SPC그룹이 보유한 총 12개 해외 생산시설 중 가장 큰 규모로 주요 품목인 빵과 케이크류뿐 아니라 가공채소와 소스류 등 390여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다.

서청경제기술개발구는 인근에 9개의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지나며, 톈진항과도 가까운 교통의 요충지로 중국 전 지역으로 물류 이송이 용이한 곳이다. SPC톈진공장은 2020년부터 휴면반죽(초저온으로 발효를 중단시켜 신선한 상태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한 빵 반죽)도 생산, 중국 전역에 공급해 중국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파리크라상은 2004년 상하이에 첫 공장을 지었고, 2006년 베이징 공장을 완공했다. 이후 상하이 공장에 2개 추가 라인을 도입했고 청두와 다롄 등에도 각각 1개씩 생산시설을 확충했지만, 대규모 투자는 하지 않았다. 이는 허 회장의 신중한 성격이 한 몫했다. 실제 허 회장은 중국 시장 진출 당시 쉬운 마스터프랜차이즈 대신 직진출을 선택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가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현지 시장에 비교적 쉽게 입성할 수 있지만 제휴 기업이 상표권이나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허 회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초기 돌풍 이후 줄줄이 고배를 마신 반면 파리바게뜨는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가도를 달린 것. 톈진공장 건립도 중국 시장 안착을 확인한 허 회장이 가맹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은 것이다. 허 회장은 2030년까지 중국과 미국에만 2000여개 이상의 파리바게뜨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파리바게뜨 중국 매장은 301곳이다. 2004년 상하이에 파리바게뜨 1호점(구베이점)을 낸 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12년 중국 100호점(난잔점)을 돌파했고, 2015년 상하이에 링윈광창점을 열며 200호점을 넘어섰다. 1호점에서 100호점을 내기까지 8년이 걸렸지만 200호점까지는 불과 3년밖에 채 걸리지 않았다. 300호점인 상하이 청카이점까지 걸린 시간도 역시 3년이다. 신공장 준공으로 파리바게뜨 가맹사업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텐진공장이 중국 가맹사업에 가속도를 붙여줄 핵심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고급화, 다양화, 고품질화, 현지화"라며 "중국 베이커리업계 종사자들이 선진 베이커리 연수지역을 유럽이나,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꾸는 등 중국의 베이커리 미래상과 모델을 파리바게뜨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SPC그룹은 이 공장을 향후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SPC그룹의 다른 브랜드를 위한 생산기지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추가 브랜드 진출이 이뤄지면 톈진공장에 별도의 라인을 추가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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