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특위' 논란, 또 다른 불 지피는 나경원

101세 임우철 애국지사 일갈에

페북에 "반문특위 비판" 주장…오늘 기자회견서 정당성 역설

"공산주의자에게 서훈주려고 반대하는 사람 친일로 몰고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로 해방 후 국론이 분열했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자,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 이 역시 '반민특위와 반문특위를 구별도 하지 못하느냐'는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혜민 기자] "극렬 공산주의자 서훈을 위해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친일이라고 해서 배제하려는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원봉 의열단장의 독립운동가 서훈 검토를 예로 들면서 '반문특위' 발언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남긴 '반문특위' 발언은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을 모두 친일세력으로 몰아세우겠다는 역사공정이 시작된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민특위-반문특위' 논란은 14일 나 원내대표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발언이 시발점이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우리 해방 후에 반미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반민특위를 국론분열 사례로 인용하자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101세 임우철 애국지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22일 국회 정론관을 방문해 나 원내대표의 대국민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임 지사는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자주독립운동 국가 완성을 위한 열망에 소금과 재를 뿌리고 반민특위의 성공한 활동을 역사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생존한 독립운동가의 상징적인 인물인 임 지사의 이러한 일갈(一喝)은 나 원내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나 원내대표는 임 지사의 사퇴 요구가 나온 지 33시간가량 지난 23일 오후 7시55분께 페이스북에 "제가 비판한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2019년 '반문특위'"라면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해서 전부 친일 수구로 몰아세우는 이 정부의 '반문특위'를 반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2015년 2월 임 지사와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제는 국민들이 나경원 대표의 역대급 국어실력까지 걱정해야 하는가"라면서 "더 이상 말장난은 그만두고 자숙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25일 간담회에서 자신의 반문특위 발언은 정당하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1948년 월북한 김원봉을 서훈하기 위해 법무공단과 2곳의 로펌에 의뢰한 것이 드러났다. 각 학교에서는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교체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애국가를 바꾸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이러한 해명은 '반민특위-반문특위' 논란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임 지사에게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수습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해명 과정에서 친일 논란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 모습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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