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개선' 간절한 코스피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코스피가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이달 들어 2% 이상 하락했다. 특히, 세계 주요 증시가 상승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에 비해 과도하게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 증시의 '비동조화(디커플링)'가 심화되지 않고 추세적인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2148.4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대비 2.14%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의 부진은 이달 들어 두드러졌다.

세계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상승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0.82% 하락했으나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95%, 1.47%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상해지수와 유로스탁스50은 각각 2.92%, 0.76% 올랐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이 선진국과 신흥국 가릴 것 없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우리나라의 하향 조정폭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여기에 이달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중국A주 편입 확대도 외국인 수급에서 불리한 부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한국의 수출 감소세가 확연해지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110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1%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에프앤가이드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40조2000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감소한 것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웠던 만큼 올해 실적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낮아졌다"며 "연초 이후 올해 및 1분기 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없이는 코스피의 추세적인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고 연구원은 "코스피가 의미 있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이 저점을 찍고 돌아서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며 "세계 경기 선행지수가 오는 2분기에는 단기순환 차원에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빠르면 오는 4월 늦어도 5~6월 정도에 경기가 돌아서는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월 경기선행지수는 98.96을 기록했다. 전월 98.87 대비 0.09포인트 상승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OECD 전체 경기 선행지수의 하락 추세 등으로 아직 불안감이 불식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경제구조 특성상 한국 선행지수가 글로벌 대비 빠르게 움직이는 경향을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반등은 세계 경기둔화 우려를 다소나마 완화해주는 소재일 수 있다"고 전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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