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어머니 폭행 후 살해 조현병 40대, 징역 10년 확정

"자신이 저지른 행동 의미 알아"…심신상실 주장 배척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자신의 친어머니를 폭행하고 교도소에 보내질 것을 걱정해 살해까지 한 40대 조현병 환자에게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4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에 치료감호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전북 정읍 소재 자신의 집에서 친어머니를 폭행한 뒤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어머니가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달라'며 소리치자 자신을 공격하려 한다고 생각해 폭행한 뒤, 교도소나 정신병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16년 1월부터 편집성 정신분열증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2017년 6월 퇴원했다. 이에 자신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김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이를 들키지 않으려 방문을 잠그고 시체를 옷장에 넣으려 시도했으며 김씨 누나가 창문을 열려고 하자 창문 밑에 숨었다 도망가는 등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의미를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상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김씨가 범행 직후 경찰에서 범행 경위와 동기, 범행 내용 및 범행 후 정황을 명확히 밝혀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을 보면 그가 조현병으로 사물 변별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를 넘어서 상실한 상태에 이르진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현병을 앓는 등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점,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이 참작됐다.

대법원도 "하급심이 선고한 형량이 부당하게 무겁다고 볼 수 없다"며 징역 10년을 확정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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