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 평균 133억 보유…부동산보다 금융투자 늘리고 있다

PB 센터 찾는 금융자산 10억 이상 922명 조사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받는 자산가들은 누굴까.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2019 우리나라 부(富)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여기서 고액자산가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여 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9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액자산가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평균 약 133억4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국내 가구의 평균 자산이 4억1000만원이었으니 부자들이 일반 가구에 비해 32배나 자산이 많은 것이다. 부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약 4억5000만원이었다.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패턴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에 집착하던 과거 투자 패턴과 달리 금융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평균 53.1%로 2017년 조사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반 가계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4.7%에 달했다.

또 고액자산가는 예금 등 현금성 자산보다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를 점점 먹을수록 금융투자 상품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40대 이하는 예금 등 현금성 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주식과 펀드 등 상품엔 상대적으로 손을 덜 댔다. 50대 이상 자산가들은 주식 비중이 높았고, 60대와 70대 이상은 펀드와 신탁 비중을 높게 가져갔다. 40대까지는 안정을 추구하며 투자금을 쌓는 기간이고, 50대엔 직접투자를, 그 이후엔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산가들은 은행 PB 센터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응답자 중 65.4%가 전반적인 자산관리와 운용에 대한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주로 은행 PB와 상담한다고 했다. 혼자결정(20.5%), 배우자와 의논(10.6%)이 뒤를 이었다. 10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의 73.8%, 70대 이상 응답자의 69.5%가 PB와 의논한다고 응답해 금융자산 규모가 크고 고연령 부자일수록 PB 센터를 자주 찾았다.

은행들은 PB 센터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맡기고 있는 금액이 3억원, 5억원, 10억원, 30억원 이상 별로 차별화된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어느 은행의 경우 5000만원만 맡겨도 기본적인 PB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큰돈을 맡기기 전 자산 상황 등에 대한 상담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점차 투자금을 늘려간다”면서 “은행 PB 센터를 어려워하지 말고 문을 두드려도 좋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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