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습격] 병원도 '북적'…'미세먼지 노출 최소화해야'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서울 성북구청 인근 도로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이 '매우 나쁨'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 5살 아이를 둔 김희정(38)씨는 어린이집 등원 길에 집 근처 병원에 들렀다. 아이가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난 주말부터 눈을 자주 비비는 데다 기침과 가래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심할 땐 아이에게 마스크를 꼭 씌우고 외출 후엔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5일 병원가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호흡기 질환과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보통 미세먼지와 황사가 자주 찾아오는 3월부터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 천식 등의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더 일찍 병원이 더 붐비기 시작했다.

서울 용산구의 A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모두 미세먼지의 영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세먼지가 짙은 날이 계속되면서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세먼지 농도가 병원 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BC카드가 최근 3년간 서울에 거주하는 고객 700만명의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인 날 이비인후과와 안과, 피부과 병원에서의 카드 이용액이 보통인 날보다 증가했다. 이비인후과의 경우 평일은 49%, 휴일은 157%나 카드 이용액이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모든 연령에 영향을 끼치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는 더욱 민감하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노인과 유아, 임산부, 만성 폐질환과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일반인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평소에 일기예보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파악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땐 외출을 자제한다. 일반인은 외출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다만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과 기저질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썼을 때 호흡곤란,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즉각 벗는다.

기저질환자는 호흡기질환, 심뇌혈관질환, 천식 등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꾸준히 한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6주까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미세먼지 농도 나쁨 이후 기저질환 증상이 악화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치료 약물을 준비하고 천식환자도 천식 증상 완화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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