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보며…속내 복잡한 日·지지 힘싣는 中·소통 내세운 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정현진 기자]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면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도 이날 오후 공개될 '하노이 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상회담 이전부터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해온 일본은 복잡한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겉으로는 비핵화 문제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일본의 오랜 숙원인 납치자 문제와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가 협상 의제에서 사실상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남북경협 등 제재 해제가 이뤄질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앞서 지난 26일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대북 지원시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에 "김정은과 나는 비핵화와 북한을 경제 대국으로 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은 27일 '비핵화의 대가로 제공하는 경제 지원에서 일본 등에 협력을 요청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요청을 염두에 두고도 한 발언인지는 파악이 어렵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부각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조를 요청하면 이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하며 북ㆍ미 회담 지지에 힘을 주고 있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하노이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하노이선언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전하는데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환구시보 역시 "한국과 중국 등 북한 주변에 있는 국가들은 북ㆍ미 관계 개선을 찬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도 북ㆍ미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중국이 북ㆍ미 관계 개선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사실상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 관영 언론의 이같은 보도는 북ㆍ미 정상회담 결과에 관계없이 여전히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지지 입장을 강조하며 중국이 한반도의 종전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참여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러시아도 이번 북ㆍ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양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담 기간에 앞서 지난주 베트남 호찌민을 방문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협상과 관련해 우리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아시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번 협상에 차지하는 역할이 미미하다고 전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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