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독살 2년, 北·동남아 新밀월관계

베트남 관계 정상화 이어 말레이도 구애 손짓
2년전 최악의 관계는 이미 사라진 듯

베트남의 팜 빈 민(왼쪽)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13일 평양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br /> 전날 베이징을 경유해 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한 민 장관은 14일까지 머물며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경비와 의전 등을 사전에 조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2년 전인 2017년 2월13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신경가스로 독살된 날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외교 단절 관계에까지 이르렀던 북한과 말레이시아ㆍ베트남과의 관계는 2년 만에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 동남아 국가들과 활발히 교류했던 북한의 위상도 다시 회복될 조짐이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발언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말레이시아는 북한과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2차 북ㆍ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김정남의 죽음으로 인해 북한과 문제가 생겼다. 양국 관계가 좋지 않다(rocy)"고 평했다.

그는 이어 "문제가 해결되면 평양 대사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언급했다.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살해 사건 이후인 2017년 4월부터 평양 주재 대사관을 사실상 폐쇄한 상태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해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언급한 바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해 11월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는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6월 수교했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교류가 빈번했다. 북한은 동남아 활동의 근거지로 말레이시아를 활용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와는 어느 나라가 어떤 협력을 요청하더라도 환영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립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어느 정도의 신호를 보낼 경우 화해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 진영 국가 중 북한과 가장 긴밀한 관계였던 말레이시아가 입장을 바꿀 경우 향후 대북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 법원은 김정남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에 대한 재판도 계속 미루고 있다. 재판이 연기되는 사이 말레이시아 정부는 살인에 대해 사형 판결을 내리는 관례를 수정하기로 했다. 김정남 사건에 관련된 북한과 베트남과의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베트남과 북한 관계는 이미 완전한 정상화에 이른 상황이다. 북한이 김정남 살해 사건에 베트남 국적자가 포함된 데 대해 비공식적으로 사과하며 관계 회복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베트남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와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을 추진하며 북한과의 관계를 과거 혈맹으로 돌려놓았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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