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했지만…체감은 더 어려워졌다'

경제성장률 이어졌지만 체감경기와의 괴리 더 커져

세대 간 실업률 격차,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 등이 원인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우리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와의 괴리는 더 커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김형석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재정팀 차장과 심연정 한국은행 충북본부 조사역은 '경제 내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 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경제성장률 등 전통적인 거시변수를 기반으로 하는 지표경기와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 간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대표적인 경기지표로 이용되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경우 경제 전체의 평균적인 소득수준의 변화는 잘 나타내는 반면 각 경제주체의 개별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는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제주체들이 실제 체감하는 경기는 소득 뿐 아니라 업종 간 업황의 격차, 소득 격차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김 차장과 심 조사역은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보다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경제 내 상대적 격차의 변화를 반영하는 거시경제변수를 이용해 상대체감지수를 추정했다.

상대체감지수는 업종별 생산격차, 기업규모 간 가동률 격차, 소득 격차, 생활물가 격차, 실업률 격차 등 5개 변수를 가중평균한 지수로서 GDP가 반영하지 못하는 경제 내의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추정 결과 상대체감지수는 금융위기 기간까지는 대체로 GDP증가율 등 거시경기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2014년 이후 양자 간의 괴리가 확대됐다.

GDP증가율 등 거시경기지표는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반면 상대체감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상대체감지수의 지속적 하락 원인으로 세대 간 실업률 격차,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 등의 확대가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상대체감지수의 하락이 단순히 경기적 요인만이 아니라 경제 내에 누적된 다양한 구조적 요인들에 기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체감경기의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대응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경제주체 간의 상대격차 축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년층 고용 여건 개선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 발전, 미래지향적인 산업구조조정에 의한 업종 간 생산격차 완화 등을 통해 노동시장 참가자간, 산업 및 기업 간 상대적 격차의 축소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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