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효과, 부동산 '조정기' 진입…매매시장→경매시장 확산

아파트·상가, 법원 경매서 매각율·매각가율 지속 하락…"관망세 뚜렷, 당분간 지속 전망"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부 정책 효과로 지난해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여파가 경매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남권 인기 고가 아파트는 물론 서울 상가 경매 시장 역시 지난해와 다른 상황을 맞았다. 경매 시장이 매매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만큼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9일 법원과 부동산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지역 상가 경매 낙찰가율(매각가율)이 5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9.13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인 지난해 10월 80%를 웃돌았던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11월 70%대로 주저앉은 이후 12월에는 70%를 하회했고 한달만에 2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더욱이 지난달 강남구에서 2건의 상가 경매 물건이 나왔지만 유찰됐다.

경매 시장 위축은 아파트 물건에서 보다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기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초, 송파, 강남 아파트도 영향권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송파구 신천동 전용면적 81㎡ 진주아파트의 1차 경매는 유찰됐다. 이 물건의 감정가는 13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10월 실거래가 17억5000만원 대비 4억원 이상 쌌음에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

앞서 서초구 반포동과 서초동의 아파트도 유찰을 피하지 못했다. 감정가 23억원인 서초구 반포동 전용면적 84㎡ 래미안퍼스티지와 감정가 25억원 전용면적 205㎡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이전 매매 시가 대비 싼 감정가에도 잇달아 유찰됐다. 이들 물건 모두 2차 경매에서 최저가는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에 낙찰가율도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아파트 경매 물건 9건 중 7건이 매각돼 매각률 77%, 매각가율 114%를 기록했으나 12월에는 매각건수가 5건 중 2건에 불과했고 매각률과 매각가율 역시 각각 40%, 84%로 급락했다. 올들어 지난 1월에는 16건 중 7건이 매각됐고, 매각가율 94%를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 지역 아파트 경매의 경우 지난해 9월 물건 3건 중 3건 모두 매각됐고 매각가율이 120%에 육박했으나 지난 1월에는 매각률은 43%, 매각가율은 89%로 떨어졌다. 서초구 지역 아파트 경매도 매각률이 67%에서 6%로, 매각가율은 115%에서 88%로 급락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른 변화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부 정책의 영향이 경매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2주 연속(지난달 28일 기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두달째 하락하며 8억4025만원(지난해 12월 8억4502만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승폭에는 한 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완연한 조정기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급 우위의 상황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대출 차단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 부담으로 다주택자 중심으로 보유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에 민감한 상가 경매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상황 변함에 따라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최근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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