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전술 변화 필요한 '나경원식 대여투쟁'

5시간30분 단식으로 웃음거리
대통령 가족 이주 공격도 논란
문어발식 대응으로 전선만 넓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로덴더홀에 마련된 릴레이 단식농성장을 찾아 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에 항의하는 의미로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24일부터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임춘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출범한지 한 달 하고도 보름. 임기 초반부터 대여 공세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지만 갈수록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둔 탓에 원내지도부가 밀고자 하는 이슈가 묻히는 경향도 없잖아 있지만 공격 소재나 방식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가 됐던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같은 지적의 단적인 예였다. 당시 한국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어렵사리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출석시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완패를 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운영위 회의 내내 차분함을 유지하며 한국당 의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했고, 한국당은 이들의 철통 방어를 뚫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조 수석의 향후 정치행보에 한국당이 들러리를 서준 꼴이 됐다는 혹평도 나왔다. 당시 운영위에 검찰, 경찰, 언론인 출신의 전투력 높은 의원들이 포진됐던 것을 감안하면 한국당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최근 한국당의 '릴레이 단식'도 정치권에선 웃음거리였다. 한국당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을 계기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규탄 릴레이 단식' 계획을 마련했다. 의원들이 조를 짜서 5시간30분씩 릴레이 단식을 한 뒤 다른 의원과 교대하는 형식이다. 단식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5시간30분 이후에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여당에서는 "자유한국당의 국회보이콧용 5시간 30분짜리 단식에 국민이 싸늘하다"고 지적하면서 조롱섞인 비판을 날렸다. 이 문제가 연일 입방아에 오르자 한국당은 '단식'이란 명칭을 '농성'으로 슬그머니 바꿨다. 이후엔 한 의원이 릴레이 단식 논란을 '민주노총 기자들'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기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최근 곽상도 의원이 제기한 '대통령 딸 부부 해외 이사' 의혹 문제도 적절성 논란이 남는다. 불법, 탈법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가족의 사생활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가란 의문에서다. 또 대통령 딸 부부의 초등생 아들의 학적변동 관련 서류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침해 소지도 있다.

최근 한국당의 이러한 대여공세 방식은 직전 김성태 원내대표 체제와 비교된다. 과정에서 결과까지 논란이 남긴했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직접 단식을 해가며 '드루킹 특검'을 관철, 한국당에 확실한 결과물을 안겨줬다. 김 전 원내대표가 임기 마지막날 남겼던 "나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요즘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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