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0일 시간 벌었지만…갈림길에 선 중국제조 2025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90일의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 성패 (成敗)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무역적자 그 자체에 있는게 아니라 '기술굴기'로 미국을 넘어서려는 중국의 전략에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지난 1일 미ㆍ중 정상 만찬 회동에서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협상 지속을 요청했다는 점은 이번 무역전쟁의 타깃이 무역이 아닌 중국의 기술력에 있다는 방증이다. 3일 AP통신 역시 "중국이 절취한 기술력을 이용해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려 한다는게 트럼프 정부의 판단"이라며 "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90일의 시간을 벌었지만 영구적인 평화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중국제조 2025'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좌불안석이다. 트럼프 정부가 대중 무역 적자 해소를 넘어 중국의 '기술 굴기' 차단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면 가장 대표적인 타깃은 중국제조 2025가 되기 때문이다.중국제조 2025란 2015년 5월 8일 중국 국무원이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발표한 산업고도화 전략을 말한다. 양적인 측면에서 제조 강대국으로 자리잡으며 '세계의 공장' 수식어를 얻었던 중국이 이제는 첨단산업, 혁신역량을 키워 질적인 측면에서도 제조 강대국이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정보ㆍ로봇ㆍ항공ㆍ해양ㆍ철도ㆍ자원ㆍ전력ㆍ농업ㆍ신소재ㆍ의료산업 등 10대 전략산업 육성이 뒤따른다.▲전략산업 육성을 대부분 국영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중국 국영기업은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 ▲중국 정부가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보조금 및 혜택 등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 등은 미국이 중국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배경이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화웨이, 중싱(ZTE) 등 중국 통신장비 대표기업들을 옥죄고 인공지능(AI)ㆍ생명공학 등 14개 분야에 대한 대중(對中) 수출 제한 규제와 중국 개별 기업에 대한 제재를 준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제조 2025 포기가 쉽지 않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상승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진 중국은 기존의 제조업 방식을 고수해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제조업의 굴기가 중국을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까지 올려놓았다면, 이제는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굴기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국제관계 전문가인 파라그 카나 퓨처맵컨설팅 대표는 "시진핑 중국 주석은 여전히 경제 자립을 중시하고 있으며 '중국제조 2025'이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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