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운명의 날’ 김태한 대표 “회계 적정성 본질 봐달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린다. 이날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4일 “회계처리 적정성의 본질을 봐달라”고 호소했다.이날 김 대표는 오전 9시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참석에 앞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그는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삼성 내부문건 폭로에 대해서는 “회계처리 적법성에 대한 본질을 봐달라”고 강조했다.지난 7일 박 의원 등이 공개한 삼성 내부 문건에는 삼성바이오가 스스로 가치를 3조원으로 평가해 시장평가액(8조원)과 차이가 커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나온다. 이를 두고 삼성바이오 회계 처리 변경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사후 정당화하려는 조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대표 발언은 내부문건과 쟁점인 2015년 회계 처리 적정성이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이날 열린 증선위 정례회의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제재 조치안을 심의해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올해 5월 금융감독원의 이 공개되면서 시작한 분쟁이 6개월여 만에 일단락되는 셈이다. 증선위는 이날 결론을 목표로 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증선위는 관료인 김용범 증선위원장·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과 민간위원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됐다.이번 심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회계처리 변경에 대한 ‘고의성’ 인정 여부다.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 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주식 거래는 즉시 정지된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존재한다.이날 쟁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사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에 대한 해석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콜옵션을 근거로 2015년 사업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 보유 지분도 장부가에서 시장가(공정가액)로 재평가했다. 금감원은 2015년 고의로 자회사 구분을 변경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와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측은 개발 중인 신약이 판매승인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2015년 이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하지만 증선위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장폐지로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일 10% 가깝게 급등한 것에 이어 심의 당일에도 주가가 상승한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날 오전 9시 증선위 심의가 시작되면서 개장 직후 3% 넘게 떨어지며 주춤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이내 상승곡선을 그리며 9시4분께에는 6% 이상 치솟기도 했다. 이후 10분여 부터는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말 현재 삼성바이오 소액주주만 8만175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 물량은 1423만8562주에 달했다. 5조원대 사상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 탓에 지난해 증선위 제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도 상장 폐지되진 않았다.다만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 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은 매매거래 정지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한국거래소가 자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15일 진행하고 여기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가 7일 이애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을 부여한다. 1차로 총 42일에서 최대 57일까지 매매거래 정지가 가능한 상황이다.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증선위 결정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선기간이 부여될 경우 최대 1년까지 거래정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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