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트체크]아프리카에 풀었다는 '호랑이 동영상'이 가짜뉴스?

호랑이 보호 위해 야생방사 훈련시켰던 영상20세기 초 10만마리던 호랑이, 현재 4000마리 남짓 남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최근 유튜브 동영상 중 인기를 끌었던 '아프리카에 간 호랑이' 동영상이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영상은 과거 디스커버리(Discovery) 채널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의 일부분으로 시베리아 호랑이의 생존력 테스트를 위해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아프리카에 호랑이 암수 한쌍을 풀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해당 호랑이들이 무차별적으로 동물들을 사냥, 결국 지역 생태계를 심하게 파괴 시킬 것이란 우려 속에 시베리아로 돌려보냈다는 것이 해당 동영상의 내용이다. 이 동영상 속에서 호랑이들은 아프리카 초원지대의 대표 초식동물인 '누'는 물론 물소, 하마, 타조, 심지어 나무 위로 올라가 독수리까지 사냥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육식동물계에서 영원한 수수께끼로 알려진 호랑이와 사자간 힘의 대결에서 호랑이를 응원하는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영상을 호랑이의 우수성을 입증시키는 영상으로 판단, 유포시키면서 유명한 동영상이 됐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은 많은 내용이 잘못 알려진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동영상 속 호랑이들은 디스커버리 채널 측이 아프리카 야생에 직접 풀었던 호랑이가 아니라 야생적응훈련을 위해 일부 야외 방사장에서 키워진 호랑이의 영상이었으며, 시베리아로 돌려보내지 않았으며, 태어난 곳도 미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로 간 호랑이의 진실은 과거 2001년부터 환경보호론자 겸 영화제작자인 존 베티(John Varty)란 인물이 추진하던 '호랑이 협곡(Tiger Canyon)'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호랑이 협곡 프로젝트는 아시아 및 시베리아 일대에 광범위하게 퍼져 살던 호랑이가 밀렵으로 자꾸 감소하면서 밀렵을 금지시키는 아프리카의 보호구역 일대에 '호랑이 협곡'이란 지역을 마련, 호랑이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환경 보호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프로그램의 본격적 실행을 위해 미국에서 태어난 암컷호랑이 줄리(Julie)와 줄리의 남동생인 론(Ron)이 선발됐고, 이들은 아프리카 일대 개인 사유지로 등록된 야외 방사장에서 야생적응훈련을 거쳤다. 해당 호랑이들은 예상보다 뛰어난 적응력을 발휘해 300여마리의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잡으며 정착에 성공했고, 현재 두 호랑이는 노령으로 자연사했으며 이들의 후손 호랑이들이 호랑이 협곡 일대에서 보호받으며 살고 있다. 호랑이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아시아 전역에 10만마리 이상이 있었고, 한반도에도 상당수 생존해있었으나 2차대전 종전 이전까지 엄청난 양이 밀렵됐다. 현재는 러시아 연해주 일대, 중국 남부와 인도 일부 지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일대와 중앙아시아 일대 등에 약 4000마리 정도가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져있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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