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중대사고시 수천조원 피해 예상…보상비용은 5000억원에 못미쳐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세계적인 원전밀집도와 인구집중도를 가지고 있는 한국 원전에 후쿠시마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면 수천조원 이상의 피해를 볼 것이라는 연구결과 공개에도 이에 대한 피해보상비용은 5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원전사고 대비의 매우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 원전의 사고 대비 피해보상액은 부지 당 약 4700억원(3억SDR IMF 화폐단위)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또한 사고발생에 대비한 보험료도 매우 적게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수원의 사고 보험은 3개가 있다. 첫째로 민간 인적피해와 재산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총 3억SDR을 보상하고 한수원이 1년에 137억원씩 부담하는 보험이 있다. 두 번째는 환경손해, 소멸시효가 지난 손해 등을 보상하는 원안위 손해배상보상계약으로 한수원이 연간 47억원씩 내고 있다. 이 보험도 3억SDR까지 보상한다.마지막으로는 원전시설과 제연비용 등을 10억 달러까지 보상하는 재산보험으로 연간 176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이 중 마지막 보험인 재산보험은 엄밀하게 따졌을 때 한수원 재산에 대한 보험으로 사고대비 사회적 보험의 성격은 아니지만, 이 세 가지 보험에 대한 원전 부담을 발전원가 대비 kw당 단가로 계산한 비용은 겨우 0.25원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편 한전에서 제출한 '균등화 발전원가 해외사례 조사 및 시사점 분석'보고서에는 후쿠시마형 원전사고 발생을 전제로 국내 원전지역 인구밀집도와 지역내 총생산(GRDP)을 적용해 우리 원전의 중대사고비용을 추산했다. 원전 지역별 사고 추정비용으로는 울진원전지역이 864조원, 영광 907조원, 월성 1419조원, 고리 2,492조원으로 나타났다.이 의원은 "후쿠시마형 사고가 우리에게 벌어지면 한수원은 말 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 정부도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중요한 사실은 원전이 사회적으로 비싼 에너지라는 것이고 우리 후대에 부담을 넘겨주는 '빚 대물림 에너지'라는 것이지만, 당장 원전 발전 단가에 사고비용 등을 다 담아 KW당 수백원의 전기요금을 청구할 수도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문제점을 진단했다.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우리가 그동안 싸다고 강요당한 원전에너지의 이면에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사회가 공히 인지하는 것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고위험에 대한 리스크를 일부라도 감당해 갈수 있는 발전단가의 점진적 현실화와 보험의 범주와 보상액에 대한 확대, 사고빈도를 낮추기 위한 투자, 만약이라도 발생할 사고규모를 줄일 수 있는 지역적 예방대책 수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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