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와 대화'… 카카오 카풀 여유있는 속도조절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반발 예상하고도 출시 정면돌파 배경은미적대는 정부 압박 우회 전략…압도적 여론 지지에 자신감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운행중단에 나선 18일 서울역 택시승차장에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카풀(승차공유) 서비스를 출시하려다 에 부딪힌 카카오가 ‘속도조절’을 언급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연내로 계획됐던 공식 출시일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택시업계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 뻔한 행보를 강행한 것은, 미적거리고 있는 정부를 움직이게 하려는 우회 전략으로 볼 여지도 있다.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시장 진출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한 18일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속도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택시업계와 다시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카카오내비 등 이동수단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의 자회사다.이 관계자는 지난 16일 카풀 크루(드라이버) 모집 계획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하며 “서비스를 법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도록 정부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예상되는 발표로 사안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려 정부를 움직이려 했다는 말로 풀이된다.
택시업계가 파업이나 집회를 열어도 이란 자신감도 묻어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여론이 카풀을 원하고 현행법 상 충분히 (제한적)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지만 택시업계와 대화하면서 정식 서비스 출시 전까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택시업계가 던질 수 있는 카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주력 사업인 ‘카카오택시’를 거부하고 또 다른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 정도다. 택시단체 내부에서 ‘카카오택시 콜을 거부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택시운송연합회 관계자는 “호출의 90% 이상이 카카오택시인 상황에서 전국 기사들에게 콜 거부를 일괄 요구하기 쉽지 않다”며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카카오를 견제하기 위해 제2의 호출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 작업을 SK텔레콤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갈등을 풀기 위한 열쇠는 정부와 국회가 쥐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국회를, 국회는 택시업계를 핑계로 이 논란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조율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대화 테이블에 강제로 끌어놓을 수는 없다”며 “집회가 끝나는대로 상황을 들여다보고 국회와 의견을 나눠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카풀 관련 법안 4개가 계류중이지만 국회 일정과 택시업계의 토론 거부 등 이유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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