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펑크 안나는 우주타이어

화성탐사 로버 큐리오시티의 바퀴가 손상된 모습.[사진=NASA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타이어(Tire)는 운송수단인 자동차 등의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의 안전과 승차감, 연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는 어떨까요? 우주왕복선의 경우 스스로 이착륙하면서 활주로를 이용하는 만큼 고무로 된 타이어가 장착돼 있지만 달이나 화성의 표면에서 활동했던 로버는 어떤 타이어를 장착했을까요?달이나 화성의 표면은 날카로운 암석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다 밤낮의 기온차가 극심해 기존의 고무타이어로는 활동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초창기 우주탐사 때는 고무타이어가 장착된 로버를 사용했습니다. 우주탐사용 타이어의 최초는 1970년대 소련의 달 탐사 로버인 '루노호트'에 장착된 자전거 휠과 비슷한 구조의 철망 프레임 타이어입니다.

아폴로 15호 월면차의 바퀴를 복원한 초기 스프링타이어.[사진=NASA 홈페이지]

1971년 미국 아폴로 14호의 탐사로버용 카트의 바퀴에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자국의 메이저 타이어사인 굿이어사에 의뢰해 제작한 고무타이어가 장착됩니다. 타이어 내부에는 질소가 채워졌는데요. 고무타이어는 험준한 달 지형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폴로 15호와 17호의 탐사로버에는 새로 개발된 '철망타이어(Mesh Tire)'가 장착됩니다.철망타이어는 처짐 방지를 위해 내부에 튼튼한 프레임을 설치하고, 피아노선 굵기의 금속을 유연한 그물망 구조로 촘촘하게 엮은 대형 바퀴였습니다.30여년이 지난 2000년대 초반 나사의 글렌연구소와 굿이어사는 차세대 우주탐사 차량에 장착될 타이어 개발에 성공합니다. 개발 초기에는 아폴로 15호 탐사로버에 사용된 철망타이어의 강도를 높여 복원했으나 나중에는 철망타이어를 기반으로 유연한 철선 코일을 엮은 '스프링타이어'를 완성합니다.

NASA의 초탄성 타이어 시험 장면.[사진=NASA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캡처]

스프링타이어는 800개의 스프링을 방사형으로 결합해 구조를 더욱 단순화 시켰습니다. 스프링타이어는 부드러운 모래와 암석지대에서 매우 우수한 견인력과 내구성을 보여줍니다. 이에 따라 이후 화성탐사 무인로버에는 스프링타이어가 장착될 예정이었는데 2012년 화성에 착륙한 탐사로버 큐리오시티에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다른 타이어가 장착되면서 NASA는 또 한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처음에는 강철와이어로 엮은 스프링타이어로 시험했는데 암석지대를 지나면서 강철와이어가 변형돼 장시간 사용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 때문에 NASA는 암석지대를 더 잘 통과할 수 있는 알루미늄타이어를 선택합니다.그러나 결과는 타이어 손상이었습니다. 엄청난 강도의 시험을 거쳐 장착된 타이어였지만 예기치 못한 화성의 혹독한 지형을 큐리오시티의 타이어가 이겨내지 못한 것입니다. 다행히 로버의 바퀴가 6개여서 바퀴에 구멍이 뚫려도 작동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고 합니다.

일반차량에 장착돼 시험 중인 초탄성타이어. 상용화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사진=NASA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캡처]

2014년 6월 큐리오시티의 타이어 손상을 알게된 NASA는 더 나은 성능의 새로운 타이어 제작에 돌입합니다. 그 결과 기존 스프링타이어에 탄성을 더욱 강화한 '초탄성 타이어(Superelastic Tire)'가 탄생하게 됩니다.초탄성타이어는 니켈-티타늄 합금에 '형상기억합금(Shape Memory Alloys)' 기술을 적용해 원래 형태를 유지하는 타이어입니다. 중세시대 갑옷처럼 쇠사슬을 엮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공기를 주입할 필요도 없고 구멍이 날 걱정도 없습니다.NASA는 2020년 이후에 보낼 화성 로버부터 초탄성타이어를 장착합니다. 이 타이어에 대해 벌써부터 운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일반 차량에 장착해 운행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상용화까지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전망입니다.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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