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을가다⑤]'美·中에 치우치지 않는 아세안 방식의 적극적 외교'

기회의 땅 '新남방'을 가다<5> 배기현 서강대 동아硏 교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냉전 시기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은 어느 한쪽 편에 매달리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선호했습니다. 이는 '아세안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아세안 국가들의 외교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면, 중소국으로서 수동적으로 중립성을 표방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동남아시아 역내 문제에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것입니다."배기현 서강대 동아연구소 연구교수는 미ㆍ중 간 패권 경쟁 속에서도 아세안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아세안은 아세안+3(한국ㆍ중국ㆍ일본),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포럼(ARF) 등 여러 다자협력체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여러 주요국을 초대하고 다양한 개발 협력 의제를 이끌며 미ㆍ중ㆍ일 등이 경쟁적으로 아세안 지역을 지원하고 투자하게끔 유도해왔다"고 소개했다. 패권 경쟁에 이용당하기보다는 역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아세안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싱가포르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아세안 국가들은 미·중 사이의 통상전쟁과 관련해 아세안 국가들이 직면한 통상환경을 점검하면서도 미·중 어느 한쪽을 편들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그는 아세안 각국이 미ㆍ중 어느 쪽에도 편중되지 않은 외교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중국과 가까운) 미얀마 역시 선거와 시장경제의 길을 택하면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했다"면서 "현재 로힝야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다시 고립되는 모습이지만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중립 외교 노선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베트남에 대해서는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 경색을 지양하면서도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실행하며 미ㆍ중 간 경쟁 관계를 이용해 미국의 관여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별국 단위에서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캄보디아ㆍ라오스ㆍ미얀마ㆍ베트남 등 아세안 대륙부 국가의 경우 해양부 국가보다 중국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아세안 대륙부 국가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투명한 정부 경영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을 조건으로 두지 않고 주변국 외교라는 정책 노선으로 지원하는 중국 정부 및 자본과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소개했다.중국이 아세안에 들이는 노력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배 교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그렇지 않은 미국이 이 지역에 관여하고자 하는 의제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역내 리더십 구축에 먼저 신경 써야 하는 중국과 전 세계 분쟁 및 무역 질서를 관리하는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고 강조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