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경영진 사퇴'…유족 '병원장이 비대위원장 말 안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가 16일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조 교수는 지난달 16일 오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간호사들과 주치의를 지도·감독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신생아 집단 사망' 이대목동병원 주요 경영진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혜원 병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게 되면서 유족들이 강한 반발에 나섰다. 병원 측은 사건 마무리를 위한 임시 대행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유족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8일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전날 교수협의회에서 심봉석 의료원장, 정혜원 병원장 등 주요 경영진 7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병원장 등은 이날 교수회의는 물론 병원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회의에 참석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전날 오후 3시에 열린 교수협의회에서 주요 경영진 7명이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아직 사표 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 병원장이 앞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아 사건을 책임지고 마무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화여대 김혜숙 총장은 전체 교수진에 메일을 보내 이번 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밝혔다.김 총장은 "사망한 영아들이 감염된 이유와 영아들에 대한 치료과정을 수사당국과 함께 철저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태의 수습과 신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총장이 전체 메일을 통해 재발 방지를 요구하자 이대목동병원 소속 경영진이 이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 병원장이 사퇴 후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데 대한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 유족은 "정 병원장이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유족 측에 연락을 취해왔다"면서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가는게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하면 새로운 경영진이 임명되기 전까지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직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란을 부추길 수 있어 이전 병원장으로서 임시적으로 비대위원장을 대행하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일방적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경영진 사퇴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면서 "경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병원 측은 보다 책임있는 자세와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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