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틸러슨의 '불가역적 비핵화'와 강경화의 '대화'

[아시아경제 정치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 회의(이하 밴쿠버그룹 회의)’에서 “북한의 밀수를 방지하기 위해 해상차단에 나서겠다”며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틸러슨 장관은 한국전쟁 참전국 18개국과 한국·일본 등 20개국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해상차단을 포함한 강력한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의 해법은 외교적 해법이 결의에 찬 군사적 옵션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는데 방점이 찍혔다.이른바 밴쿠버그룹도 이날 성명에서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선박 간 불법환적 등 북한 해상 밀수에 대응하며 해상차단과 해상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넘어서는 일방적 제재·외교 행동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이는 남북대화를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입장과 다른 것일까. 미국이 최대 압박을 강조하는 가운데 한국이 대화와 제재란 투트랙을 들고 나왔지만 큰 맥락에선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틸러슨 장관과 강 장관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부인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과 한국의 전략이 다른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그는 “최대압박 전략에 한국도 동참하고 있고 유엔 제재 이상으로 압박하고 있다”면서 “한국이야말로 2개 선박을 억류한 상황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양국) 대통령과 장관급의 정렬도 완벽하다”며 “공통의 목적을 위해 공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강 장관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는 우리 정부 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변함없는 목표”라고 발언했다.외교가 관계자는 이를 두고 "양국은 이 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향후 대북 관계에 있어 압박에 무게를 둔 채 대화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날 회의장 안팎에서 보여준 한미 외교장관의 모습처럼 결국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북미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정치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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