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실험실⑮]'Many Thanks' 협업…'전기 만드는 실'

김선전 한양대 연구팀

▲한양대 연구팀이 트위스트론 실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1세기는 과학기술의 시대이다. 과학기술은 백조(白鳥)를 닮았다. 결과물은 매우 우아하고 획기적이다. 성과물이 나오기 까지 물밑에서 수없이 많은 발이 움직이고 있다. 그 과정은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원들의 발짓이 우아한 백조를 만드는 하나의 밑거름이다. 과학기술은 또한 백조(百兆)시대를 열 것이다. 하나의 기술이 100조 원의 가치를 창출한다. '백조 실험실'은 하나의 성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실험실 현장의 이야기를 매주 한 번씩 담는다.[편집자 주]<hr/> 새로운 기술은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탄소나노튜브를 배배 꼬아 코일 형태의 실을 만들었다. 이른바 '트위스트론' 실이다. 트위스트론(twistron)이란 Twist(꼬다)와 Tron(기구)의 합성어로 지나치게 많이 꼬여진 고무 밴드 같은 코일형태의 실을 뜻한다. 이 트위스트론이 스스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실을 전해질 속에서 잡아당기면 꼬임이 증가하면서 부피가 감소된다. 그 결과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전기용량이 줄어들고 전기용량 변화량만큼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어디에 이용할 수 있을까. 배터리 없는 휴대폰, 장시간 비행 드론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김선정 한양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연구팀과 공동 수행했다. 김 교수는 연구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한양대와 텍사스주립대학을 주축으로 3개국 8개 팀이 2년 여 동안 연구했다. 매주 한 번 씩 스카이프 미팅을 하고 수시로 상호방문을 했다. 끊임없는 열정으로 공헌한 저자들이 서로 주고받던 이메일에 많이 있는 'Many Thanks'가 이번 성과의 과정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김 교수 연구팀은 전기를 스스로 만드는 '배배꼬인 실'을 여러 실제 상황에서 실험했다. 트위스트론 실에 풍선을 매달아 바다 속에 직접 넣으면 파도가 칠 때마다 전기에너지가 생산됐다. 티셔츠에 트위스트론 실을 꿰매 삽입하고 호흡에 반응하는 자가 구동 센서도 만들었다. 사람이 트위스트론 실로 꿰맨 티셔츠를 입고 호흡을 할 때마다 가슴의 넓이가 변화되는 것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가 발생했다. 이를 측정해 호흡의 크기, 주기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트위스트론 실은 19.2㎎만으로 2.3V의 초록색 LED 전등을 켤 수 있었다. 이 실은 초당 30회 정도의 속도로 수축 이완할 때 1㎏당 250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김선정 교수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반영구적으로 무제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트위스트론 실은 해양에서의 대량 전기 생산, 휴대폰과 드론에 연속적 전원공급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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