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회생 시그널]'부익부 빈익빈'…중소조선사는 문닫을 위기

성동조선 2년째 수주 '0'…10월 마지막 선박 인도한진중공업도 마찬가지무관심 속 고사 직전

▲사진은 지난 2015년 5월 성동조선해양에서 200번째로 로드아웃 된 10만9000t급 탱커선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흑자로 돌아서고 있는 사이 중소조선사는 무관심 속 고사 직전 위기에 처해있다. 중소 조선사들 대부분은 수주를 1건도 따내지 못한 채 일감만 줄어드는 시한부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 통영에 조선소를 둔 성동조선해양은 4월 현재 16척의 수주잔량만 남겨놓고 있다. 오는 10월 말 크로아티아 선주사에 11만3000t급 유조선을 인도하면 일감은 바닥나고 야드는 텅텅 비게 된다.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는 이미 3개 중 1개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해양이 마지막으로 수주 소식을 전한건 2015년 12월이다. 현재도 선주사와 수주를 꾸준히 논의하고 있지만 수출입은행의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과정에서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성동조선해양은 RG 발급을 받지 못 해 지난해 10건 남짓의 계약이 무산된 경험이 있다. 대형 조선사 관리 하에 있는 중형조선사는 상황이 그나마 낫다. 현대미포조선은 1~3월 사이 11척, 현대삼호중공업은 4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성동조선해양이나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은 수주전에서 밀려 1건을 따내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수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중견조선사들의 수주액은 3억7000만 달러(한화 약 4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72.2%나 급감했다. 2007년 262억1000만 달러(한화 약 29조6513억원)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98%가 줄었다. 이들 조선사는 중형 탱커와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에선 중국과의 원가 경쟁에 밀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조선사 역시 수주절벽 영향으로 예전엔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았던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는 등 설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과거엔 대형조선사가 큰 일감을 따내고 중소조선사가 든든히 받치는 구조였다면 이젠 이런 생태계가 모두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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