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오른쪽)과 포수 야디어 몰리나[사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는 우리 선수 여덟 명이 뛰었다. 우리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34·전 시애틀 매리너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등이다. 이들 가운데 투수 오승환과 외야수 김현수, 내야수 이대호와 박병호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미국 무대를 두드릴 때 아무런 보장도, 환영도 받지 못했다. 따라서 대부분 미래가 불확실했다. 엄혹한 경쟁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름길은 없었고, 정해진 길도 없었다. 그러나 이들을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렸다. 특히 오승환, 김현수, 이대호의 2016년은 인상적이었다.오승환은 지난 1월 12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연봉 3억5000만엔(약 36억 원·추정치)을 제안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결별했다. 계약기간은 1+1년, 보장금액 525만달러(약 63억 원)로 한신보다 못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신인의 길을 택했다. 데뷔시즌 성적은 일흔여섯 경기 6승3패(평균자책점 1.92)와 19세이브. 계약은 자동 연장됐다. 내년에는 팀의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일 3대 리그 구원왕이 목표다.
김현수[사진=볼티모어 오리올스 공식 페이스북]
김현수는 2년 700만달러(약 84억 원)로 오승환보다는 조건이 나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로 부진하자 구단 반응이 냉랭해졌다. 계약서에 있는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하며 빅리그에서 버텼다. 홈 개막전에서는 팬들의 야유도 받았다. 출전 기회는 드물었다. 상대 팀 오른손 투수가 등판할 때만 경기에 나갔다. 그래도 아흔다섯 경기에서 홈런 여섯 개 포함,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반전드라마를 썼다. 일본리그의 구애를 뿌리치고 초청 선수로 미국에 갔다. '연습생'처럼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에서 검증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올라갔다. 1년 400만달러(약 48억 원)에 1루수 후보 선수로 뛰었다. 그래도 홈런 열네 개와 안타 일흔네 개(타율 0.253)를 쳤다. 내년 시즌 그가 어느 리그 어느 구단에서 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든 그가 가는 길은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대호가 끝내기 홈런을 쳤다. [사진=시애틀 매리너스 공식페이스북]
홈런왕 출신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4+1년으로 장기계약을 했다. 엄청난 장타력을 발휘했지만 메이저리그가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투수들의 빠른 공에 한계를 드러냈다. '영점조절'을 위해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가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8월 25일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그에게 시련은 낯선 일이 아니기에 내년 시즌 반등을 기대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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