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 수출이 국제유가 상승과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2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수출이 두 달 연속 늘어나는 것은 2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4분기(10~12월) 전체 플러스 전환에도 '청신호'를 켰다. 다만 수출부진의 원인이 된 대내외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데다 그간 죽을 쒔던 수출이 반등하는 '기저효과'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70억5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누적 수출규모는 4775억2600만달러로 집계돼 감소폭을 -6.1%로 좁혔다. 이대로라면 월간 기준으로도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가 유력하다. 세계 교역량이 소폭 개선되고, 하반기 들어 반등한 국제유가가 수출단가 상승에도 기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이 2개월 연속 늘어나는 것은 2014년 9~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반도체, 승용차 등 전반적으로 주력품목들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9.5%), 승용차(8.6%), 철강제품(6.4%)의 수출이 늘었고, 무선통신기기(-2.3%), 자동차부품(-7%)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지난 10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던 대(對)중국 수출이 10.1% 증가했다. 유럽연합(40.4%), 베트남(48.4%), 일본(12.9%) 등도 개선세를 보였다. 미국(-3.7%) 등으로의 수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정부는 수출이 4분기를 기점으로 회복기조를 확고히 한 후, 내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4분기 우리 수출은 플러스가 돼, 2년만에 수출이 플러스 기조로 바뀔 것"이라며 "내년에는 세계교역이 완만하게 나아지며 전반적으로 2%대 수출 증가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를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세계 교역량 감소, 저유가, 중국 경기둔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악화 등 수출 부진의 원인은 지속되고 있는데다, 오히려 통상환경은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당장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부터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미 간 통상마찰 등 대내외 위험요인은 커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탄핵정국 역시 대외 신인도, 기업경영 여건 등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특히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무려 19개월 동안 마이너스 증가율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증가세를 수치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경제상황과 달리 지표만 화려한 개선세를 나타낼 수 있는 요건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달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지만, 지난해 12월1~20일의 수출증감율은 -19.3%였다.우리나라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와 연계된다. 정부의 기대대로 우리 수출이 내년에 2%대 증가세를 나타내더라도 전체 무역규모 전망치는 1조 달러에 못미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다시 무역 1조달러 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있다"며 "우리 수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대중국수출은 연간기준으로 올해까지 3년 연속 감소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입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244억2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누계 수입은 3920억68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7.4% 줄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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